미국 국무부 "러시아의 리비아 내전 개입 우려"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북아프리카 리비아 내전에서 동부 군벌과 직접 접촉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고위관리들은 25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최고사령관을 만나 리비아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고 리비아 매체 리비아옵서버와 AFP, 로이터통신이 미국 국무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하프타르 최고사령관과 리비아 내전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정치적 해결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들에 대해 논의했다.
또 미국 관리들은 리비아 주권과 영토 보존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러시아가 리비아 내전을 부당하게 이용한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회동에 참석한 미국 대표단에는 빅토리아 코티스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과 리처드 놀랜드 주리비아 대사가 포함됐다.
미국 국무부는 회동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국무부는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리비아통합정부 대표단과 회담한 뒤 하프타르 사령관에게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장기화한 리비아 내전에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이 그동안 하프타르 사령관의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공격을 방관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분위기다.
올해 4월 초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유엔이 인정하는 리비아통합정부와 리비아국민군의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양측의 교전으로 민간인들을 포함해 약 1천100명이 숨지고 6천명이 다쳤으며 12만명이 피란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나뉘었다.
미국 관리들이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나 러시아를 비판한 것은 최근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러시아의 영향력 확대를 경계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에서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과 함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후원해왔다.
러시아는 리비아 내전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양새다.
이달 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가 지난 6주 사이 용병 200명을 리비아 내전에 투입해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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