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채식주의 단체, "육식은 지구촌 최악의 불의"

입력 2019-11-27 10:23  

뉴질랜드 채식주의 단체, "육식은 지구촌 최악의 불의"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의 한 채식주의 단체가 육식이 지구촌 역사상 최악의 불의라며 육식추방을 위한 싸움을 선언했다.
'구미 베어스'라는 단체의 마이클 모리스 박사는 27일 뉴질랜드 스리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에서 육식을 추방하기 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을 시작했다며 이는 여성 참정권 운동이나 홍콩 민주화 시위와 비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육식 금지를 노예 제도 철폐와도 비교하면서 영국과 미국의 경제는 노예제도를 없앤 뒤 융성해졌다고 주장했다.
구미 베어스는 현재 오클랜드 전역에서 '스톱'이라는 도로 표지판에 고기를 먹는다는 뜻의 '이팅 애니멀스'라는 스티커를 붙여 '육식 금지'라는 뜻이 되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육식 반대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육식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구미 베어스가 붙인 스티커 위에 다시 육식 지지 스티커를 붙이면서 두 그룹 사이에 갈등도 생기고 있다.
모리스 박사는 "우리는 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다"면서 "우리는 뉴질랜드에서만도 엄청난 고통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철저한 채식주의자로 고기는 물론 우유와 치즈 등 동물 관련 제품도 먹지 않는다는 그는 "채식만 하고도 우리는 얼마든지 건강하게 살 수 있고 최고의 운동선수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낙농 산업도 어떤 면에서는 정육 산업만큼이나 잔인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뉴질랜드에서 고기를 먹지 않으면 경제가 후퇴할 수 있다는 걸 아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고기는 어쨌든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식주의자들의 육식 반대 운동은 최근 들어 한층 활발해져 지난 주말에는 오클랜드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퍼레이드 행사에서 일부 채식주의자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오클랜드,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등 주요 도시 슈퍼마켓에서 육식 반대 운동을 벌여 고기를 사려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이들의 활동이 해외 언론에 크게 소개된 적도 있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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