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국방부 발표…러 공군기 한국방공식별구역 진입 등 논란 지속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러시아 전략폭격기 2대가 27일(현지시간) 동해 상공 등에서 정례 훈련 비행을 했으며 이에 한국·일본 전투기들이 경계 비행을 펼쳤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체 웹사이트에 올린 보도문을 통해 "(러시아)공중우주군 소속 투폴례프(Tu)-95MS 2대가 일본해(동해)와 황해(서해), 동중국해 공해 상공에서 정례 비행을 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자주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다.
국방부는 "(Tu-95MS)비행 중 수호이(Su)-35S 전투기들과 A-50 장거리 조기경계관제기 등이 엄호 비행을 했다"면서 "비행시간은 10시간 이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항로 구간에서 Tu-95MS들에 대해 한국 공군 F-15와 F-16 전투기 2대, 일본 항공자위대 F-2 전투기 1대 등이 경계비행을 펼쳤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장거리 항공단 조종사들은 상공 이용에 관한 국제규정들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다른 나라 영공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정례적으로 비행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훈련 비행에서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했는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전략폭격기들은 수시로 동해 등에서 훈련 비행을 하며 KADIZ에 진입해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Tu-95MS 2대, Su-35S 전투기 3대, A-50 장거리 조기경계관제기 등 러시아 군용기 6대가 동해와 서해, 동중국해 등에서 훈련 비행을 하면서 KADIZ에 3시간가량 진입해 우리 공군 전투기 10여 대가 대응 출격한 바 있다.
러시아 군용기는 지난 7월 23일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두 차례 7분간 침범했으며, 8월 8일에도 KADIZ를 무단 진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사건 이후 줄곧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또 한국이 설정한 KADIZ도 국제법상의 근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측은 지난주 김준식 공군참모차장의 모스크바 방문(17~20일)을 계기로 이루어진 양국 공군 간 협의에서도 한국 영공 침범이나 KADIZ 진입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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