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태평양사령관 "한미일 정상, 상호파괴 정책…이성 찾아야"

前태평양사령관 "한미일 정상, 상호파괴 정책…이성 찾아야"
블레어 "상호이익과 가치 지키지 않으면 역사가 심판할 것"
대표적인 '지일파' 고위인사…사사카와재단 미국지부 이사장 지내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한국, 미국, 일본이 주요 동맹 관계에 있으면서도 "상호 파괴적인 정책"을 펴면서 적대국들만 이롭게 하고 있다고 미국의 대표적인 '지일파' 전직 고위관리가 지적했다.
미 국가정보국장(DNI)과 태평양군사령관을 지낸 데니스 블레어는 27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기고한 '정치력이 필요한 한미일'이라는 칼럼에서 "3국 지도자와 국민이 이성을 되찾을 때가 한참 지났다"고 말했다.

블레어 전 사령관은 "3개국 모두 단기적으로는 벼랑 끝 전술을 펴는 북한, 장기적으로는 헤게모니를 꿈꾸는 중국으로부터 위협에 처했다"며 "또 한편으로 3국은 모두 민주 정부, 기업가 정신과 시장경제라는 가치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블레어 전 사령관은 "한미일은 항상 양자, 또는 3자 간에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면서도 "종종 용서할 수 없을 만큼 관계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상호 이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3국 동맹을 통해 이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 3국의 지도자는 각자 국내 정치 문제를 다루면서 지금껏 공유해온 가치와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블레어 전 사령관은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거의 해결한 일본과 역사 문제를 끄집어내 다툼을 벌이고 있다"며 "또 전략적 중요성이 전혀 없는 작은 섬(독도)을 놓고 영토 분쟁을 벌였다"고도 주장했다.
블레어는 사사카와평화재단 미국지부 이사장을 거쳐 현재 재단 선임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 재단은 워싱턴의 싱크탱크를 주무르는 '큰손'으로 미국 내에서 친일 여론 형성의 첨병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기고문에서 블레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 대해 "과거 식민지배국으로서 걸맞은 겸손과 관용, 상상력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법대로, 또 자기 정당화라는 접근법으로 역사 문제를 대하고 있다"고만 지적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해선 "동맹의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군사 훈련을 취소함으로써 미국의 안보 보장을 약화하고, 동시에 한일 양국에 300%가 넘는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블레어는 "한미일을 멀어지게 하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도, 이에 대한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것도 3명의 정상"이라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아베 총리가 각국의 이해와 가치를 우선순위에 두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아마 3국 정상들은 공유한 각국의 이해와 가치가 매우 강력해서 편협한 국내 정치적 이득을 추구할 여력이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면서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잘못된 정보를 받았거나 개인적인 착오로서, 역사가 심판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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