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파시즘 동조 극우주의자들로 추정…마피아 출신도 연루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외국인 혐오 사상 등에 기반한 신(新)나치 무장 정파 구축을 기도한 일당이 적발됐다.
28일(현지시간) ANSA 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대테러 경찰은 이러한 혐의를 잡고 밀라노, 시칠리아 등 전국에 산재한 용의자 19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극우주의자들인 이들은 외국인 혐오와 반(反)유대주의 이념을 공식화한 '이탈리아 국가사회주의 노동자당'이라는 이름의 신나치 정당을 창설하려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영국이나 포르투갈, 프랑스 등의 극우 단체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들의 자택에선 나치당을 만든 제2차 세계대전 전범 아돌프 히틀러와 파시즘 창시자인 베니토 무솔리니 관련 서적, 사진 등은 물론 기관총, 소총, 권총, 폭발물, 석궁, 도검 등 각종 무기가 쏟아져나와 충격을 준다.
이들이 이러한 무기들을 갖춰 놓고 '민병대'라는 이름의 비밀 채팅방을 열어 무장대원을 훈련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훈련대장은 남부 칼라브리아주(州)를 근거지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 조직원 중간 간부 출신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인물은 네오나치즘을 추종하는 이탈리아의 극우 정당 '포르차 누오바'의 리구리아주 지역 지도자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고 한다.
경찰은 다만, 이번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가 총 몇 명인지, 체포된 자가 있는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탈리아 당국은 최근 들어 나치·파시즘에 동조하는 극우주의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고 보고 첩보 수집 및 내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북부 시에나 인근 이슬람 사원(모스크) 폭파 테러를 모의한 극우주의자 12명을 적발해 이 가운데 2명을 체포했다.
이들의 자택에서도 나치 친위대(SS) 휘장과 나치 문양이 찍힌 포스터, 무솔리니 사진 등 나치·파시즘을 추종한 증거물이 발견된 바 있다.
무솔리니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에 휘말려 들어가 큰 피해를 본 이탈리아에서는 파시즘을 옹호하거나 파시스트 정당을 부활하려는 시도 등을 범죄로 보고 처벌한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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