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카예 포우, 재검표 결과 승리 선언…상대 후보도 패배 시인
우루과이 국민, 경제 정체·범죄율 증가 속 변화 택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우루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중도우파 야당 후보 루이스 라카예 포우(46)가 당선됐다.
우루과이는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된다.
28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 엘파이스 등은 선거재판소의 재검표 결과 국민당의 라카예 포우가 당선을 확정지을 만한 표를 확보했다며,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치러진 우루과이 대선 결선 투표에선 라카예 포우와 중도좌파 여당 광역전선 다니엘 마르티네스(62)가 48.71% 대 47.51%로 근소한 표 차를 기록해 선거재판소가 재검표에 들어간 바 있다.
이날 선거재판소는 재검표가 최종 완료되기 전까지는 당선자 확정 발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재검표 결과로는 역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엘파이스와 EFE통신 등은 전했다.
국민당은 이날 트위터에 "이제 새 대통령이 나왔다"고 승리를 선언했고, 이어 라카예 포우 후보도 "민주주의를 지켜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승리를 자축했다.
수도 몬테비데오 시장 출신의 마르티네스 후보도 트위터를 통해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한다. 당선인과 내일 만날 예정"이라고 패배를 시인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1차 투표에서는 마르티네스가 39%, 라카예 포우가 29%로 1, 2위를 차지했는데 결선 양자 대결을 앞두고 보수 야권이 연합하며 라카예 포우가 역전에 성공했다.
변호사 출신의 라카예 포우는 1990∼1995년 집권한 루이스 알베르토 라카예 전 대통령의 아들이다. 상·하원 의원을 지냈고 5년 전 대선에서도 결선에 진출했던 대선 재수생이다.
그는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에 이어 내년 3월 1일 5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우루과이엔 15년 만에 다시 우파 정권이 들어서게 됐다.
중도 성향 콜로라도당과 보수 국민당 양당이 100년 넘게 번갈아 집권했던 우루과이에선 2004년 광역전선이 좌파 정당으로는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후 15년간 굳건히 여당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앞두고는 변화를 원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경제 성장 둔화와 범죄율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인구 346만 명의 우루과이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7천 달러로 중남미에서 가장 높은 강소국인데 최근 성장이 둔화해 지난 2분기 GDP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물가 상승률은 연 7.5%에 달했고, 실업률도 9.0%로 높아졌다.
중남미 국가 중 상대적으로 좋았던 치안도 최근 조금씩 악화했다. 지난해 살인 사건은 414건으로, 전년도보다 45% 급증한 역대 최다였다.
우루과이 정권 교체로 중남미 정치 지형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에서 좌파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가 승리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이 석방되면서 화색을 띠었던 중남미 좌파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퇴진에 이은 우루과이 대선 패배로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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