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1단계 합의해도 전면 합의 어려워 장기전으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글로벌 금융 기관인 UBS가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7%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를 이뤄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전면적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예측했다.
29일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따르면 UBS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후이판(胡一帆)은 전날 열린 중국 경제 전망 발표회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5.7%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만일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고 내년 들어 2단계, 3단계 무역 협상이 진행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이보다는 높아질 수는 있다고 부연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작년 6.6%까지 내려가는 등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가는 추세다.
중국의 경기 둔화 추세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대외 위기인 미중 무역전쟁까지 터져 경기 둔화 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대내외적 충격이 가해진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6.0%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특히 3분기 경제성장률이 올해 연간 목표 범위인 '6.0∼6.5%'의 하한선에 닿았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는 '6%대 경제성장률 사수'에 비상이 걸렸다.
후 이코노미스트는 만일 1단계 무역 합의가 이뤄지면 미국이 중국에 추가 고율 관세를 매기지는 않겠지만 단기간에 양국이 여러 이견을 해소하기는 어려워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경기 하방 압력에 맞서 내년 더욱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 것이라면서 추가 감세와 소비 촉진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또 통화 정책도 더욱 완화적으로 변해 내년에 중국의 은행 지급준비율이 100∼200bp(1bp=0.01%포인트) 더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향후 장기간에 걸쳐 중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한층 더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안신(安信)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가오샨원(高善文)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투자와 경기 둔화를 막으려는 정부 정책의 부작용으로 2020년부터 2030년 사이 중국 경제성장률이 최저 4%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향후 중국 경제가 높은 부채 비율, 인구 고령화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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