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피부과학회 "증상 땐 조기에 치료해야…자외선 차단 중요"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서양인에게 흔한 피부 질환으로 알려진 '백반증'이 국내에서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의가 요구된다.
백반증은 자가면역 피부질환 중 하나로, 멜라닌세포 결핍에 의해 피부에 하얀 반점이 생기는 게 특징이다. 고인이 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이 앓았던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대한피부과학회(회장 서성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백반증 환자 수가 2010년 4만9천561명에서 2018년 6만2천933명으로 8년 새 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백반증은 세계적으로 약 0.5∼1%의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를 토대로 하면 국내에도 약 3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치료받는 환자는 지난해 기준으로 환자 5명 중 1명 정도에 그치고 있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연령대별 환자 비율은 50대와 40대 환자가 각각 20.2%, 16.4%로 높은 편이었다. 20∼30대 비율도 29.8%로 적지 않았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53.4%)가 남성 환자(46.6%)보다 많았다.
백반증 환자는 백반증이 없는 사람보다 다른 자가면역질환을 동반할 위험도 컸다. 동반 질환으로는 갑상선기능항진증의 원인 질환인 그레이브스병(2.6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타나는 하시모토 갑상선염(1.6배), 전신경화증(1.5배), 전신홍반루푸스(2.1배), 류마티스관절염(1.3배) 등이 꼽혔다.
백반증 환자를 월별로 보면, 여름철인 8월에 환자가 가장 많았다. 이는 유전적, 환경적 요인 외에도 자외선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학회는 설명했다.
백반증은 정신건강이나 사회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한피부과학회 산하 대한백반증학회(회장 박철종)가 21개 병원 1천123명의 백반증 환자를 대상으로 대면 조사한 결과 53.5%가 우울감을 호소했으며, 사회생활에 문제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45%에 달했다.
학회는 백반증이 피부에 나타나는 흰 반점 형태의 병변을 제외하면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없고, 건강에도 큰 악영향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대한백반증학회 박철종 회장(부천성모병원 피부과)은 "백반증이 얼굴 전체에 발생한 경우라면 강한 자외선이 원인일 수 있는 만큼 자외선 차단제를 철저히 바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만약 목걸이나 허리띠를 착용하는 부위에 백반증이 생겼다면 되도록 목걸이 착용을 피하고 허리띠를 느슨하게 조여 자극을 줄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한피부과학회 서성준 회장(중앙대병원 피부과)은 "백반증은 조기에 치료할 경우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데도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치료받는 환자가 적은 편"이라며 "방치하면 우울증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삶의 질이 하락하는 주요 원인이 되는 만큼 증상이 발견되는 대로 피부과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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