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 상파울루 시 빈민가 공연장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경찰력 남용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하고 있다.
상파울루 시 남부 파라이조폴리스 빈민가에 있는 공연장에서 1일 새벽(현지시간) 경찰과 괴한들 간에 벌어진 총격전을 피해 주민들이 달아나는 과정에서 남성 8명과 여성 1명이 압사했다.
부상자도 최소한 7명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다리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새벽 5시께 오토바이에 탄 괴한들이 총격을 가하면서 공연장으로 숨어들었으며, 추격하는 경찰관들에게 계속 총을 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찰이 괴한들을 추격한 게 아니라 공연장을 포위한 채 작전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고무탄을 쏘며 공연장에 있던 주민들을 해산시키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도 공개했다.
사건 당시 공연장에는 5천여 명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2일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파라이조폴리스 빈민가 주민들은 전날 밤, 거리로 몰려나와 경찰 폭력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 대열에 참여한 10대 사망자의 어머니는 "내 아들은 명백하게 경찰에게 살해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진상 규명을 요구했다.
이번 사건이 1개월 전에 발생한 경찰관 사망과 관련돼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파라이조폴리스 인근에서 지난달 1일 경찰관 1명이 살해된 사건이 일어났으며, 이후 경찰관들이 빈민가 주민들을 협박하는 일이 잦았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이런 주장을 완강하게 부인하면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순찰 활동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된 데 유감을 표시했으며, 지역 경찰에 대한 지휘권을 가진 상파울루 주지사는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파라이조폴리스는 상파울루에서 두 번째로 큰 빈민가로 10만여 명이 모여 사는 곳이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