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늑대일까 아니면 강아지일까.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1만 8천년 전 동물 미라의 정체에 과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롬 고생물 유전학센터와 러시아 야쿠츠크 북동연방대 연구팀은 18개월 전인 작년 여름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에서 동물 미라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 동물 미라의 털과 뼈, 치아, 머리, 속눈썹, 수염 등은 거의 훼손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1만 8천년 전에 이 동물이 살았으며 수컷 새끼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물 미라에 '도고르'(Dogor)라는 이름까지 붙여줬다. 도고르는 미라가 발견된 사하(야쿠티아)공화국의 원주민인 야쿠트족의 언어다. '친구'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연구팀들은 동물 미라의 종이 개인지 늑대인지 정확히 구별하기 어렵다고 판단, DNA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스톡홀름 고생물 유전학센터의 데이브 스탠튼 박사가 미라의 갈비뼈로 검사를 했지만, 정확한 종 구별에는 실패했다.
스탠튼 박사는 "미라가 발견된 시기의 샘플들을 더 들여다봐야 한다"며 "그렇게 진행했을 때 미라가 개였는지 늑대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구 동토층은 일 년 내내 언 상태로 남아있다.
최근 시베리아 영구 동토층이 녹으면서 과거 땅속에 묻혔던 동물들의 미라가 속속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작년 여름 북극권 한계선 인근 치레흐티아강 제방에서는 절단된 늑대 머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야쿠티아의 과학아카데미 측은 발견된 늑대 머리를 넘겨받아 샘플 조직과 사망 연대 측정 관련 데이터를 해외 유관 기관으로 보냈고, 일본과 스웨덴의 도움을 받아 폐사 시점을 약 4만 년 전으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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