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빈과도 일할 수 있어…무역협정서 NHS 논의 안할 것" 강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런던을 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총선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런던 주재 미국대사 관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의 조찬 회동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오는 12월 12일 예정된 영국 총선과 관련해 아무런 의견(thoughts)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왜 그런지를 묻자 "선거를 복잡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거에서 벗어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여전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 보리스는 매우 유능하며, 그는 매우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총리가 되더라도 함께 일할 수 있을지를 묻자 "누구와도 일할 수 있다. 나는 함께 일하기 매우 편안한 사람이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후 영국과 미국 간 무역협정 협상에서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를 논의 대상에 올릴 것이라는 관측은 전면 부인했다.
노동당은 존슨 총리의 보수당이 집권하면 무역협상에서 미국 거대 제약업체에 접근성을 보장하는 등 NHS를 미국에 내다 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NHS를 무역협상에서 논의할지를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아니다. NHS로 할 것이 없다. 진심으로 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서 루머가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우리는 절대 NHS와 관계가 없다. 이를 원하지도 않는다"면서 "영국이 이를 은쟁반에 갖다 바치더라도 이것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영 BBC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과의 조찬에 이어 영국 루마니아, 폴란드, 에스토니아, 그리스 등 여러 나라 정상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와 별도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저녁에는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주재로 열리는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존슨 영국 총리와 양자 만남을 가질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당은 존슨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 간 양자회동이 총선 캠페인에서 보수당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다.
코빈 노동당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향후 무역협정 협상에서 NHS를 논의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는 등 이를 총선 쟁점화하고 있다.
한편 이날 환영식이 열리는 버킹엄궁 주변에서는 트럼프 반대 시위가 예정돼 있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 8월 미국 외교관 부인의 차량에 치여 숨진 영국 10대 해리 던(19)의 부모와 친구들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의 SUV 차량으로 던을 숨지게 한 앤 사쿨러스는 외교관 면책 특권을 주장하면서 미국으로 달아나 양국 간 외교적 갈등을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해리 던의 사망 사고와 관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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