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1%에서 올해 0.6%로 하락…전반적 추세는 증가 일로
전문가 "석탄사용 감소 때문…일희일비 말고 구조변화 들어가야"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올해 주요 경제권의 석탄 사용이 줄면서 탄소배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A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구촌 탄소 배출량을 추적하는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회의를 맞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3일(현지시간) 발간했다.
보고서는 석탄 사용이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급격히 줄어 올해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율이 0.6%에 그쳐 전년도 2.1%보다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를 부르는 대표적 온실가스로 지목된다.
'글로벌 탄소 예산 2019'로 알려진 이 보고서는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세 둔화도 탄소배출 증가율이 하락한 원인으로 주목했다.
중국은 지구촌 석탄 사용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석탄 사용의 감소는 선진국의 화력발전 감축과 같은 친환경 정책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기둔화에 따른 신흥국들의 제조업 생산활동 위축도 그에 못지않은 원인이라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석유와 가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탓에 기후변화에 제동을 걸 만큼 급격한 탄소배출 감축을 달성하려면 아직 멀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있는 기후연구소 키케로(CICERO)의 글렌 피터스 연구실장은 "석탄사용의 감소가 천연가스와 석유 소비의 왕성한 증가세를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보고서 공동저자 중 한 명인 피터스 실장은 올해 화석연료 소비에 따른 글로벌 탄소 배출량은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체결된 2015년보다 4% 이상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최근 재생에너지와 전기차가 증가한 것은 기껏해야 화석연료 배출가스 증가세를 다소 느리게 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파리 협정에 따른 기온상승 제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석탄뿐만 아니라 다른 화석연료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
증가세가 둔화했다고 하더라도 올해 예상 탄소 배출량은 405억7천만t 규모로 대기에 매초 CO2 1천165t을 방출하는 셈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인 에어버스 A380 2대 분량의 무게를 매초 공기 중에 뿜어내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석탄, 석유, 가스 등을 태울 때 발생하는 탄소 때문에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1도 상승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기후변화총회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모여 지금부터 기온 추가 상승을 1도만큼만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연구원인 조에리 로겔지는 "올해 이산화탄소 증가세가 좀 느려졌다고 해서 지나치게 흥분할 필요는 없다"면서 "구조적인 변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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