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포럼서 '금융 과유불급' 지적
"금융 부문의 지나친 리스크 추구 억제해야"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은 지나친 금융산업 발전에 따른 성장 저해와 소득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금융감독 기능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5일 조세재정연구원 재정포럼 최근호에 기고한 '금융의 과유불급'을 통해 "지나친 금융 발전에서 소득 불균형의 확대로, 나아가 지속적 경제성장의 저해로 연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시작은 금융 부문의 과잉을 없애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 부문이 양적으로 비대해져 거시경제에 불안정이라는 부메랑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는 동시에 "금융 부문의 내부 질적 운용 상황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은행 여신이 기업보다는 가계, 특히 비생산적인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점을 지적하고 은행의 취약한 여신심사 능력과 혁신적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자본시장의 능력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점으로 언급했다.
이어 "지나친 금융과 실물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서 국가 전체적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며 "금융감독 기능을 강화해 금융 부문의 지나친 리스크 추구 행위를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소득재분배 정책과 완전 고용을 목표로 한 거시경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총수요를 촉진하고 완전 고용을 목표로 하는 거시경제 정책과 구조적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고용과 임금 성장을 손상하는 대가로 인플레이션에 집착하는 전통적 통화 신용정책과 단기 균형재정이라는 목표에 집착하는 재정정책에서 탈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소득 재분배로 지나친 불평등을 고치려는 정책의 경제적 비용은 꼭 많이 들지만은 않다"며 "오히려 이러한 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전 원장은 한국금융연구원장과 하나금융연구센터 이사장, 하나금융지주[086790] 사장을 지냈으며 2017년 9월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으로 임면됐다.
지난해 3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3연임을 두고 당국과 하나금융 간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KEB하나은행 채용비리 연루 의혹에 휘말리면서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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