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북방경제 협력 가능해지면 韓 대륙·해양 잇는 '가교국가' 정체성 회복"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이하 북방위)가 첫 국제포럼을 열고 러시아와 중국 동북지역 등 북방권 국가와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북방위는 북방국가와의 협력이 경제적 과실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남북통일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권구훈 북방위원장은 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북방포럼 개회사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남북통일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러시아, 중국 동북지역, 중앙아시사아 등 북방국가와의 다각적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비핵화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비핵화가 진전되고 제재가 완화돼 북한도 함께하는 북방경제 협력이 가능해지면 (한국은) 신북방 지역을 통해 유럽과 연결되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 국가'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북방지역과의 협력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실현하는 데 있어 참여국에 모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방포럼은 북방위가 처음 주최하는 국제포럼이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북방권 국가 및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아시아개발은행(ADB)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북방지역 국가 간 협력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한국의 신북방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기조 세션에 참석한 수 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신북방정책은 기회와 도전 요인을 갖고 있다"며 "미국은 동북아 지역 다자협력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고 외부 균형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프리막 러시아 직접투자기금 국장은 "러시아는 일본과 10억달러 규모, 중국과는 3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설립해 성공적인 투자성과를 거뒀다"며 한·러 펀드 조성이 소재산업 분야 등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숭훙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세계정치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지금이 동북아시아가 심층적인 통합을 이뤄낼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반대와 한·중·일 역사적 문제 등으로 동북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집약적인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도 정식 통합협정이 없는 상태"라며 "미국이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펴고 지역 통합에 대해서는 더는 반대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데 이는 매우 희귀하고 짧은 기회가 주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면 미국의 저항을 뚫고 심층적인 통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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