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분할납부·전기료 감면·중소기업 현금 보조 등 포함
시위 장기화·무역전쟁 등으로 올해 '마이너스 성장' 우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시위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홍콩 경제를 살리기 위해 홍콩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세금 분할납부, 전기료 감면, 중소기업 현금 보조 등의 내용을 담은 총 40억 홍콩달러(약 6천100억원) 규모의 4차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홍콩 정부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상업용 차량 연료 보조금, 여행 가이드 현금 보조, 저소득층 대상 보조금, 중소기업 공과금 면제 등 총 21억 홍콩달러(약 3조2천억원)에 달하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이번 부양책에 따라 개인과 기업은 2018∼2019년도 소득세, 법인세 등을 1년 동안에 걸쳐 분할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 혜택을 받으려면 과세 당국에 형편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입증하는 자료를 제출하면 된다.
홍콩 정부는 중소기업 등에 대해 상업용 전기료의 75%를 월 5천 홍콩달러 한도로 보조해줄 방침이다. 이는 이번 달부터 내년 3월까지 4개월 동안 시행되므로 중소기업 등은 최대 2만 홍콩달러의 전기료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 등은 수도 사용료와 하수도 이용료도 각각 75%씩 감면받을 수 있다. 수도 사용료는 월 2만 홍콩달러, 하수도 이용료는 월 1만2천500홍콩달러까지 감면된다.
총 26만 명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는 정부에 내야 하는 공과금을 월 5천 홍콩달러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재활용업체들의 경우 총 1억 홍콩달러에 달하는 임대료 보조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이번 부양책은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보존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콩 정부는 이러한 경기부양책들이 국내총생산(GDP) 2% 증가 효과를 창출해 시위로 인한 GDP 손실분 2%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7개월째 접어드는 시위 사태와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홍콩 경제는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올해 3분기 홍콩 GDP는 작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으며, 전 분기에 비해서도 3.2% 줄어들었다.
홍콩 정부는 올해 GDP가 작년 대비 1.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홍콩 GDP가 1.2% 감소하고 내년에도 1% 성장에 그칠 것이라며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권고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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