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료 "전작권, 시기가 추동요인 아냐"…전문가 "북핵도 변수"

입력 2019-12-05 14:06   수정 2019-12-05 16:29

美관료 "전작권, 시기가 추동요인 아냐"…전문가 "북핵도 변수"
워싱턴서 한미동맹재단 주최 전작권 전환 콘퍼런스…"정치적 고려 안돼"
美전문가들, 전환조건 부각하며 우려 목소리…방위비압박·주한미군 감축론엔 비판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OPCON·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한 미국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토론회가 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렸다.
한미동맹재단은 이날 '전작권 전환 : 한국이 연합방위를 이끈다'를 주제로 한미 전·현직 관료와 전문가들을 대거 초청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들은 전작권 전환이 군사·안보적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지만, 미국 측 전직 관료와 전문가들은 대체로 전환 조건을 부각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같이 냈다.
미국 관료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전환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언급도 했다. 2022년으로 예상되는 전작권 전환 시기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미국 합참에서 아시아 정치군사 분야를 담당한 제프리 앤더슨 해군 소장은 "과거와 달리 시기는 전작권 전환을 추동하는 요인이 아니고, 오히려 한국군의 이행 능력이 '조건에 기초한 접근'으로서 더 일반적으로 언급된다"고 밝혔다.
하이노 클링크 국방부 아시아 담당 부차관보는 큰 진전을 이뤘지만,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면서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동맹의 강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권 전환이 양국의 정치적 고려에 따라 이뤄져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하고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증가를 요구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적 우려를 표했고, 문재인 정부도 안보환경이 개선되지 않았지만 전환을 주장한다고 평가했다.
또 전환 준비를 위해 한국이 주도하는 대규모 군사훈련이 필요하지만, 북미 비핵화 협상을 고려해 수많은 훈련이 취소되거나 축소됐다고 말했다.
월터 샤프 전 주한미군사령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에 트윗으로 갑자기 1만명 이상의 주한미군을 감축할까 걱정된다고 농담조로 말했고, 한국 역시 내년 총선에서 진보 세력이 의석을 늘릴 경우 주한미군 주둔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진전 여부가 안보 상황 평가 요인인 만큼 전작권 전환의 변수 내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와 함께 한일관계의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샤프 전 사령관은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이는 한미연합사령부가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는 일이 될 것이라며 전작권 전환 문제를 논의할 때 북한의 비핵화 상황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일본이 한국의 후방지원을 해야 하지만 북한이 이 경우 일본을 향해 핵 공격 위협을 할 수 있다"며 "한일관계가 좋지 않다면 일본이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과도하게 요구하거나 미국이 주한미군 감축을 방위비 협상 카드로 꺼내 들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서는 비판론이 쏟아졌다.
클링너 연구원은 "한미동맹은 거래 관계가 아니라 가치의 공유와 전략적 목표에 기초해 있다. 동맹의 가치는 달러로 측정되지 않고 미군은 용병이 아니다"라며 한미동맹은 피로 맺어진 관계라고 강조했다.
샤프 전 사령관은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한국에 대한 미국의 기여를 변화시켜선 안 된다며 그 징후 중 하나가 한국에 있는 2만8천500명의 주한미군 수준이라고 말했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한국에서 장년층은 전작권 전환에 대해 우려하고 젊은 층은 찬성하는 등 세대 간 견해차가 크다"면서 "전작권이 전환되더라도 한미동맹이 유지되고 억제력은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줘야 한다"고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승조 전 합참의장은 전작권 전환이 가능한지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중요하다면서 외부에서 이를 평가할 '제3의 평가팀'을 구성하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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