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틀전 "수천명 사살돼"…이란 "새빨간 거짓말"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중순 이란 곳곳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1천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수 있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러한 입장 발표는 사망자 수 집계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이란 측이 공방을 벌인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브라이언 훅 미 국무부 대(對)이란특별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혁명 수비대가 지난달 중순 시작된 반정부 시위 기간 1천명 이상을 죽였을 수 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훅 특별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정권이 시위가 시작한 이래 1천명이 넘는 이란 시민들을 살해했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천 명의 이란인들이 부상하고 적어도 7천명이 감옥에 투옥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미 당국이 100명 이상 피살당한 한 시위 동영상을 봤다고 덧붙였다.
훅 특별대표는 불특정 보도 등을 인용했으나 사망자 집계에 대한 구체적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로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천 명을 죽이고 있다. 이란 국민 수천 명은 단지 정부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사살됐다. 매우 끔찍한 일"이라며 "전 세계가 이란의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주장의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란 사법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에 악의를 품은 집단들이 내놓고 있는 사망자 수치는 새빨간 거짓말이고 실제 통계는 그들의 발표와 심각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라며 정면반박했다.
앞서 이란에서는 지난달 15일부터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약 한 주 동안 이어졌다. 이란 정부는 인터넷을 열흘간 완전히 차단했고, 정예군 혁명수비대가 강경 진압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사상자가 다수 발생했지만 이란 당국은 인명피해 규모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국제앰네스티는 2일 이번 반정부 시위로 최소 208명이 숨졌다고 집계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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