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공동관세 인하에 공감대…아르헨티나 좌파정권 출범으로 갈등 예고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이 5일(현지시간) 브라질 남부 히우 그란지 두 술 주(州) 벤투 곤사우비스 시에서 제55차 정상회의를 열고 시장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6개월 단위 순번 의장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메르코수르가 유럽연합(EU)·유럽자유무역연합(EFTA)과 합의한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메르코수르는 지난 6월 말 EU, 8월 말에는 EFTA와 FTA 체결에 각각 합의했다.
그러나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 사태가 확산하면서 유럽 국가들이 브라질 정부의 환경정책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면서 FTA 체결이 불투명한 상태다.
브라질에 이어 순번 의장국을 수임한 파라과이의 마리오 압도 베니테스 대통령은 "순번 의장을 맡는 동안 EU·EFTA와 FTA 체결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입제품에 대한 지나친 관세 부과는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해칠 수 있다"며 메르코수르 차원에서 수입 관세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메르코수르가 역외 블록이나 국가로부터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부과하는 대외공동관세(TEC)의 인하를 촉구한 것이다. 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하는 TEC는 메르코수르의 보호주의 장벽으로 인식돼 왔다.
메르코수르 정상들은 내년 중 대외공동관세 인하 문제를 결정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또 메르코수르 발전 기금(Focem) 활성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르코수르 회원국의 인프라 사업을 위해 조성되는 Focem은 브라질이 70%를 부담하고 있다.
한편, 이번 메르코수르 정상회의에는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남미지역 모든 국가가 초청됐다.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베니테스 파라과이 대통령, 루시아 토폴란스키 우루과이 부통령이 참석했다.
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과 중도우파 루이스 라카예 포우 우루과이 대통령 당선인은 참석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 당선인은 TEC 인하와 FTA 체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음 정상회의 협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메르코수르는 1991년 아르헨티나·브라질·파라과이·우루과이 등 4개국으로 출범한 관세동맹이다. 2012년 베네수엘라가 추가로 가입했으나 대외 무역협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현재 볼리비아가 가입 절차를 밟고 있고 칠레·콜롬비아·에콰도르·페루·가이아나·수리남은 준회원국이다.
메르코수르 회원국 간 무역 규모는 창설 당시 45억 달러에서 지난해엔 449억 달러로 10배 늘었다.
지난해 브라질은 다른 회원국들에 208억3천만 달러를 수출하고 133억7천만 달러를 수입해 74억6천만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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