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앞에서 발 동동' 추운 날씨에 더 괴로운 방광

입력 2019-12-07 08:00  

'화장실 앞에서 발 동동' 추운 날씨에 더 괴로운 방광
하루 8회 이상 수시로 화장실 가면 '과민성 방광' 의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소변을 참기 어려워 화장실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이 많아진다. 낮아진 기온 탓에 땀 배출이 줄어드는 데다 추위로 방광 주변 근육이 수축하기 쉽기 때문이다.
하루에 8회 이상 수시로 화장실에 간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하고 방광을 자극하는 커피나 술, 담배 등을 피하는 게 좋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과민성 방광은 요도 감염이나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도 소변을 참기가 힘들거나 심하면 소변이 새어 나오는 증상을 칭한다. 말 그대로 방광이 너무 예민하게 돼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방광 근육이 수축하면서 발생한다.
하루에 8회 이상 화장실에 가거나 밤 중에도 소변이 마려워 두세시간에 한 번씩 일어난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민성 방광 증상을 겪는 환자들에 겨울은 더 괴로운 시기다. 추운 날씨 탓에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은 줄고 근육은 더울 때보다 더 쉽게 수축해 증상이 평소보다 심해져서다. 실제 과민성 방광 환자 5명 중 1명은 12~1월에 처음으로 병원을 찾았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비뇨기과 최훈 교수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과민성 방광 여성 환자 583명을 분석한 결과 11.3%는 12월에, 9.1%는 1월에 첫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민성 방광은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수시로 화장실을 찾아야 해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데다 밤에도 소변이 마려워 자주 깨다 보니 숙면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화장실에 자유롭게 갈 수 없다는 이유로 고속버스 등을 이용한 장거리 여행을 피하는 환자도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배뇨 간격과 배뇨량을 늘리는 방광 훈련법, 골반 근육을 단련하는 케겔 운동 등을 하는 게 좋다. 커피나 탄산, 술과 같이 방광을 자극하는 음식을 피하고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등의 생활습관 교정도 병행해야 한다.
이선주 경희의료원 비뇨기과 교수는 "과민성 방광은 항콜린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에 골반 근육운동을 병행해야 치료 효과가 커진다"며 "10초간 골반저근을 수축하고 10초간 휴식하는 운동을 최소 2~3개월 시행한 뒤 증상이 완치된 후에도 지속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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