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호랑이 또 사람 물어 죽여…"피하려면 모자 돌려써라?"

입력 2019-12-06 17:18  

인니 호랑이 또 사람 물어 죽여…"피하려면 모자 돌려써라?"
남수마트라 뎀포 지역서 지난달부터 두 명 사망·두 명 부상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호랑이가 잇따라 사람을 물어 죽이자 지역 경찰이 "호랑이의 공격을 피하려면 모자를 앞뒤 돌려서 착용하라"는 독특한 권고문을 발표했다.



6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남수마트라주 뎀포지역의 농장에서 전날 주민 유디안사 하리안토(40)가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신원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태로 발견됐다.
이달 2일에는 인근 지역에서 마르타(24)라는 커피농장 농부가 호랑이에게 오른쪽 허벅지를 물렸으나 곧바로 높은 나무로 올라가 목숨을 구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호랑이가 뎀포화산 인근 캠핑장의 텐트를 덮쳐 이르판(18)이라는 야영객이 머리와 등을 다쳤고, 같은 달 17일에는 호랑이가 같은 지역 커피농장에서 일하던 쿠스완토(58)를 물어 죽였다.
이처럼 뎀포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호랑이의 공격으로 모두 두 명이 숨지고, 두 명이 부상했으며 가축도 잇달아 잡아 먹히고 있다. 수마트라 호랑이는 멸종위기종으로, 남수마트라에는 15마리 정도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지역 주민들은 "각기 다른 호랑이 세 마리가 돌아다니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내놓았다.



잇따른 호랑이의 공격에 주민들이 불안에 떨자 데포 지역 경찰서장은 이날 "농장에서 혼자 일하지 말고, 모자를 거꾸로 착용하라"며 "호랑이는 통상 뒤에서 공격하기 때문에 모자를 거꾸로 쓰면 호랑이를 속일 수 있다"고 권고문을 발표했다.
캡 모자의 앞뒤를 돌려써서 모자 뒷부분에 얼굴이 오도록 하면 호랑이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피할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지역 경찰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호랑이가 먹잇감을 뒤에서 공격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지, 앞에서 공격을 안 한다는 게 아니다"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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