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하루 170만 배럴 감산…전문가들, 유가 영향에는 '글쎄'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주요 산유국들이 내년에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로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OPEC 플러스)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의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 OPEC+는 전 세계 석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감산 되는 원유량은 하루당 170만 배럴이 될 전망이다.
감산 기간은 내년 3월까지이며 이후 계획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OPEC+는 지난 7월 회의에서 하루당 120만 배럴의 원유를 감산하는 정책을 내년 1분기까지 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시장은 OPEC+가 이번 회의에서 석유 생산량을 추가로 감산하는 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OPEC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의 기업 공개(IPO)에 맞춰 기름값을 떠받치기 위해 감산 연장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사우디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 왕자는 OPEC+ 회의 개막식에서 "종교와 마찬가지로 당신이 신자라면 실천해야 한다. 실천이 없다면 당신은 불신자"라며 회원국들에 감산 약속을 지킬 것을 강조했다.
다만 이번 추가 감산이 OPEC+가 원하는 대로 유가 인상을 끌어낼지에 대해 전문가들의 시각은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우디 등 일부 산유국이 현행 할당량보다 더 적은 양의 석유를 생산하고 있어 추가 감산 합의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사우디의 경우 현재 하루당 1천30만 배럴을 생산하기로 돼 있지만 실제 생산량은 하루 평균 980만 배럴에 불과하다.
사우디와 함께 OPEC+를 구성하고 있는 앙골라와 아제르바이잔, 멕시코 역시 할당량을 채우기 어려운 상태다.
더군다나 석유 수요 증가가 둔화하는 추세인 데다 미국의 셰일 오일 혁명 등으로 OPEC+가 감산을 해도 전체적으로는 공급 과잉 현상이 발생해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다시 내려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컨설팅 업체인 'JBC 에너지'는 "이번 조정은 원유 공급 밸런스를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무언가로 해석될 수 없다"며 "사우디가 지난 4월께부터 시행하고 있는 (감산 합의의) 과잉 준수를 다른 OPEC+ 국가들에 분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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