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박항서 감독님과 함께 동남아시아(SEA) 게임에서 60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너무나 기쁩니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22세 이하(U-22) 축구 대표팀이 7일 SEA 게임 준결승에서 캄보디아를 4-0으로 대파하고 결승에 진출하자 베트남 하노이 시내 한 카페에서 TV로 경기를 보며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던 즈엉(25) 씨가 한 말이다.
즈엉 씨는 "박 감독이 오신 후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정말 많이 바뀌었고, 정말 많이 발전했다"면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활짝 웃었다.
현지 소셜미디어(SNS)에도 "베트남 보딕(우승)", "베트남, 정말 대단하다", "박항서 감독님 사랑합니다", "베트남 축구 대표팀, 축하합니다" 등 '박항서 매직'을 자축하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왔다.
박항서호는 이날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SEA 게임 60년 역사상 처음으로 준결승에 오른 캄보디아를 상대로 시종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며 동남아 최강자임을 마음껏 뽐냈다.
전반전에만 세 골을 몰아넣은 박항서호는 후반에도 한골을 추가한 뒤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필리핀 리살 기념 경기장에는 박항서호의 홈그라운드를 방불케 할 정도로 베트남 축구 팬이 대거 몰려 "베트남, 베트남"을 연호하고 베트남 국기를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폈다.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베트남 남부 경제중심지 호찌민시의 응우옌 후에 보행자 거리와 수도 하노이의 호안끼엠 차없는 거리에도 현지 축구팬들이 운집해 대규모 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대도시에 있는 카페와 주점, 식당 등지에도 손님이 대거 몰려 TV나 대형 스크린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박항서호의 선전을 기원했다. 베트남 대표팀이 골을 터트릴 때마다 시내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박항서호는 이날 다른 준결승에서 미얀마를 4-2로 꺾은 인도네시아와 오는 10일 결승에서 대망의 우승을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 같은 B조에 속했던 박항서호와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지난 1일 조별 리그 3차전에서 맞붙은 바 있다. 당시 박항서호는 인도네시아에 선취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을 만들며 2-1로 승리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또 지난 5일 펼친 조별 리그 5차전에서 동남아 최대 라이벌인 태국을 맞아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4승1무, 조1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대회 우승국인 태국은 박항서호의 벽을 넘지 못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베트남 대표팀은 이번에 60년 만에 처음으로 SEA 게임 우승을 노린다. 1959년 첫 대회에서 월남(South Vietnam)이 금메달을 따기는 했지만, 베트남 통일 전 남쪽 대표팀이 우승한 것이라 의미가 다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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