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그리스의 반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리비아와 체결한 수역협정을 유엔(UN·국제연합)에 통보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집권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리비아와 체결한 수역협정을 관보에 게재했으며, 유엔에도 통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터키는 동(東)지중해에서 국제법과 국제해양법에 따른 권리를 끝까지 사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지난달 27일 리비아와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경계를 규정하는 수역협정에 합의했다.
문제는 터키가 주장한 EEZ가 그리스의 기존 EEZ를 침범한 것임에도 리비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스는 터키와 리비아가 수역협정에 합의하자 "이번 합의는 터키와 리비아 사이에 있는 크레타 섬의 존재를 무시한 것"이라며 "터무니없다"고 반발했다.
1923년 터키 독립전쟁의 결과로 체결된 로잔 조약에 따라 이스탄불 인근 동트라키아 지역은 터키 영토가 됐으나, 터키와 그리스 사이 바다인 에게해(海)의 섬은 대부분 그리스 영토에 속한다.
그리스의 반발에도 터키와 리비아 의회가 수역협정을 비준하자 그리스는 전날 자국 주재 리비아 대사를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시리아 문제와 관련해 "터키는 시리아에서 외국 군대가 철수하거나 시리아 국민이 요구하지 않는 한 시리아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10월 9일 시리아 북동부를 장악한 쿠르드족의 민병대(YPG)가 자국 내 쿠르드 분리주의 테러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분파라고 주장하며 국경을 넘어 군사작전을 개시했다.
터키군은 제공권과 중화기를 앞세워 시리아 북동부 국경도시인 라스 알-아인과 탈 아브야드 사이 120㎞ 구간을 장악한 후, 터키-시리아 국경에서 30㎞ 밖으로 YPG가 철수하는 조건으로 군사작전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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