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현지시간) 탐사기자 피살 사건으로 정치적 위기에 처한 몰타 총리를 비공개 면담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교황청에서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와 그의 가족을 단독 접견했다고 AFP·dpa 통신 등이 보도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지중해회의(MED 2019) 참석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다가 바티칸을 들렀다.
이날 면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교황청은 전통적으로 교황과 외국 정상 간 단독 면담에 대해선 대외적으로 어떠한 브리핑도 하지 않는 관례를 따른다.
다만, 교황청 안팎에서는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 피살 사건으로 혼돈이 지속하는 몰타 정국 상황에 대한 발언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평소 지론인 언론 자유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을 가능성도 있다.
갈리치아는 무스카트 정권 핵심 인사들의 여러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오다 2017년 10월 자택 인근에서 차량 폭발로 숨졌다.
이 사건은 총리 비서실장을 비롯한 현 내각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권력형 비리로 번졌다.
무스카트 총리는 이 사건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치적 책임을 지고 내달 1월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최근 발표했으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는 등 사태는 더 악화하는 상황이다.
수개월 전 일정이 잡힌 이번 만남을 앞두고 몰타 교수 22명이 접견 철회를 요구하는 서한을 교황에 보내기도 했으나 교황은 이를 강행하는 쪽을 택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무스카트 총리는 로마에서 공식 개막한 지중해 회의 참석을 막판에 모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의 개별 정상회담도 이뤄지지 않았다.
무스카트 총리는 집권당인 노동당의 차기 대표가 선출되는 내달 12일께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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