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대선 D-31] ③ "홍콩사태, 대만서 일국양제 문제점 부각"

입력 2019-12-11 08:00  

[대만대선 D-31] ③ "홍콩사태, 대만서 일국양제 문제점 부각"
위전화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 "시진핑, 민진당 의제 힘 실어줘"
"中 압박 속 망국 위기감, 대만 젊은 층 사이 강하게 나타나"



(타이베이·상하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차대운 특파원 = "시진핑의 대(對) 대만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강력 추진은 대만의 집권 여당이 주도해 온 '국가 주권' 의제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위전화(兪振華) 대만 국립정치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연초 '무력 사용 불사' 발언을 내놓아 대만인들을 바짝 긴장시키는 등 중국 본토가 대만을 다방면으로 압박 중이지만 오히려 위기감 고조는 독립을 지향하는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의 지지율 제고로 이어졌다고 위 교수는 진단했다.
다음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를 주제로 한 위 교수와의 일문일답.
-- 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현재 개괄적인 대선 및 총선 판도는
▲ 총통 선거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현재 민진당 차이잉원이 안정적으로 국민당 한궈위와 친민당 쑹추위를 앞서가고 있다. 입법위원(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진당이 앞서기는 하겠지만 과반 의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는 몇몇 소수 정당이 얼마나 많은 의석을 얻을지와도 관련되어 있다.
-- 작년 11월 민진당의 지방선거 참패 후와 비교해보면 괄목할 만한 상황 변화인데 이런 변화의 큰 요인은 무엇이었다고 보나
▲ 첫째로, 국민당이 단결에 실패해 응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시진핑의 대(對) 대만 일국양제 강력 추진과 홍콩의 반송중(反送中·송환법 반대) 사건이 민진당이 주도해 온 '국가 주권' 의제에 힘을 실어 줬다.
--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특히 차이 총통의 지지율 급등에 큰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 많다. 이런 관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 나는 홍콩의 반송중 항쟁이 단지 촉매제였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과거 매번 총통 선거 때마다 민진당은 '주권 수호'를 앞세웠다. 이번 홍콩의 항쟁은 일국양제가 초래할 문제점을 부각함으로써 대만 민중들이 중국 대륙의 위협이 더욱 가까워졌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 홍콩은 중국이 대만에도 적용하겠다는 일국양제가 먼저 적용 중인 곳이다. 대만인들의 현재 일국양제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
▲ 일국양제는 줄곧 대만에서 인기가 없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일국양제를 지지하는 이들은 10% 미만이다. 절대다수의 민중은 일국양제를 지지하지 않는다.
-- 연초 시진핑 주석의 '무력 통일' 가능성 시사 등 외교·군사·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대만 압박이 이어졌다. 중국의 이런 대만 압박이 어떤 효과를 나타냈다고 보는가
▲ 이러한 압박은 사실 과거 수십년간 계속 존재했다. 그러나 중국의 힘이 점차 커지면서 이런 압박은 많은 젊은이의 마음에까지 미치고 있다. 소위 '망국의 위기감'(亡國感)은 특히 젊은 층 사이에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 차이잉원 총통이 연임한다면 이후 양안 관계의 흐름을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 현재 양안의 당국 간 교류는 이미 완전히 멈췄다. 차이잉원이 다시 당선되면 양안 관계가 즉각 개선될 수는 없다. 사실 두 번째 총통 임기 중에는 연임의 압력이 없기 때문에 (차이 총통의 양안 관계에 관한) 입장이 중립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따라서 차이 총통의 두 번째 임기 중 양안 대치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 국제사회에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이 마지막 남은 중국의 역사적 위업이라고 여기는 대만 통일을 위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관점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 비록 중국의 국력이 커졌지만 대만에 무력을 사용함으로써 치러야 할 대가는 여전히 크다. 특히 양안 관계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역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공산당의 지도자들에게 대만 통일은 포기할 수 없는 사명이다. 그래서 앞으로 양안관계의 발전은 미중 관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 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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