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PRI 방산업체 톱100 순위…대우조선해양 순위권 이탈
매출왕은 록히드마틴…미국, 조사 후 처음으로 5대 기업 독식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난해 무기판매액이 전년보다 80.2% 증가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9일 공개한 2018년 세계 100대 방산업체 매출 규모 순위에서 KAI는 15억5천만 달러(약 1조8천500억원)로 60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7년 KAI는 매출 8억6천만 달러로 100위에 턱걸이했다.
다른 한국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년(21억2천달러)보다 9.4% 증가한 23억2천만 달러로 46위, LIG넥스원은 전년(15억5천만 달러)보다 13.5% 감소한 13억4천만 달러로 67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순위로 따지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년보다 4계단 상승했고, LIG넥스원은 6계단 하락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2017년 86위를 기록했던 대우조선해양(DSME)은 이번 순위권에서 빠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KAI 등 한국 기업 3곳의 지난해 무기판매 수입 총액은 전년보다 9.9% 상승한 52억 달러로, 세계 100대 방산업체 총 매출의 1.2%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 세계 100대 방산업체 전체 매출은 4천200억 달러로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처음 통계를 잡기 시작한 2002년부터 따지면 47%가 늘어났다.
지난해 가장 많은 무기판매 매출을 올린 기업 5곳은 록히드마틴, 보잉, 노스럽 그루먼, 레이시온, 제너럴 다이내믹스로 모두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다. 록히드마틴은 작년 매출 472억2천만 달러로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이들 상위 5개 기업의 지난해 무기판매 매출은 1천480억 달러로 100대 기업 매출의 35%를 차지한다. 무기판매 매출 기준 상위 5대 방산업체를 미국 기업이 모두 차지한 것은 관련 통계 자료가 나온 2002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 방산업체 매출이 늘어난 데에는 잇단 인수·합병의 영향이 있다고 SIPRI는 설명했다. 지난해 노스럽 그루먼과 제너럴 다이내믹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방산업체를 인수했다.
오드 플뢰랑 SIPRI 무기·군비지출 담당 국장은 미국 대형 방산업체들이 미국 정부로부터 계약을 따낼 수 있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려고 회사 규모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100대 방산업체 중에는 미국 기업이 48개로 가장 많았다. 미국 방산업체들의 전체 매출은 2천460억 달러로 세계 100대 기업 매출의 절반 이상(59%)을 차지했다.
미국에 이어 영국과 러시아 기업이 각각 10개, 프랑스와 일본 기업이 각각 6개, 독일 기업이 4개, 이스라엘과 인도 그리고 한국 기업이 각각 3개씩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러시아 기업 중 유일하게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러시아 최대 방산업체 알마즈-안테이의 매출은 전년보다 18% 상승한 96억4천만 달러로 9위를 기록해 3년 연속 10위 안에 들었다.
알렉산드라 쿠이모바 SIPRI 연구원은 알마즈-안테이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한 이유는 러시아 내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외국(터키)으로 수출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SIPRI는 중국 방산업체들은 신뢰할만한 통계자료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번 평가에서 제외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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