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잘 컸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김우중 사관생도 '침통'(종합)

입력 2019-12-10 11:09   수정 2019-12-10 15:08

"'저희 잘 컸다'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김우중 사관생도 '침통'(종합)
베트남 GYBM 연수생들, 추모 묵념…대우사가 합창하며 각오 다져
하노이서 13∼15일 베트남 등 4개국 GYBM 총동문회·포럼 개최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난 9일 밤 별세했다는 소식에 베트남 'GYBM'(Global Young Business Manager·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 사업) 프로그램에 참여한 연수생들이 깊은 슬픔에 빠졌다.
GYBM은 전직 대우인들이 2009년 결성한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2011년 베트남에서 시작한 청년 해외 취업 프로그램이다. 중급 이상의 어학 능력을 갖춰 현지 기업에서 경험과 실력을 쌓아 창업까지 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한다는 목표를 세워 '김우중 사관학교'로 불린다.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별세…향년 83세 / 연합뉴스 (Yonhapnews)
지난해 말까지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태국에서 1천여명을 배출했고, 올해도 150명이 선발돼 지난 7월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보건대에서 진행 중인 베트남 GYBM 9기 연수생 91명을 대표하는 고영훈(29) 자치회장은 10일 김 전 회장 별세 소식에 "갑자기 돌아가실 줄은 몰랐는데 매우 슬프고 우울했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또 "저희가 열심히 해서 수료하면 한 번 쯤은 뵐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면서 "'저희 잘 컸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각오를 다졌다.
고인이 GYBM 연수생을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GYBM 7기 졸업식 행사가 마지막이다.
GYBM 연수생들은 전날 밤 뉴스를 통해 김 전 회장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깊은 침묵에 잠겼다고 선명규 베트남 GYBM 팀장이 전했다.
그러나 김우중 사관생도는 씩씩했다.
10일 해가 뜨기도 전인 오전 5시 40분께 운동장으로 나와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달리기를 하는 등 체력훈련을 시작했다.
3개 조로 나눠 2∼3㎞를 4∼7분에 주파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마친 남녀 연수생 91명은 아침 점호를 하며 '대우 사가'를 합창한 뒤 한국을 향해 김 전 회장을 추모하며 묵념했다.

이어 "세계로 가자, 고(go) 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김 전 회장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베트남 GYBM 3기부터 함께한 성강민 부원장은 "회장님께서는 연수생들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를 바라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회장님이 평소 젊은 친구들을 엄청나게 생각하셨는데 그 마음이 젊은 친구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1개월간 진행되는 베트남 GYBM 연수 과정은 빡빡하기로 유명하다.
매일 해가 뜨기 전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하고 오전 8시부터 베트남어 받아쓰기 시험을 본다. 베트남어로만 진행되는 수업은 오전 8시 30분 시작해 오후 5시 30분에 끝난다. 이후에도 오후 10시 30분까지 특강과 자습이 이어진다.
현지 대학생들의 도움을 받으며 발음을 교정하는 연수생들은 매주 하루 베트남어로만 대화하는 훈련을 통해 실력을 키워가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한 4개국 GYBM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현지 기업에 취업했거나 창업한 젊은이들이 오는 13∼15일 하노이 보건대와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첫 동문회를 개최한다.
각국에서 활동하는 GYBM 동문 간 결속력을 높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확대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이번 행사에는 최소 2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문, 사회, 경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포럼이 개최된다.
이남오 GYBM 총동문회 준비위원장은 "총동문회를 통해 전 세계 GYBM 동문들이 모여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회장님께서 그리신 이상향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지기를 바랐다"면서 "회장님의 별세 소식은 큰 상실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그는 "회장님이 이끌어주신 방향대로 나아가면서 한없이 주신 가르침을 잊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나라에 이바지하겠다"고 덧붙였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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