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파 진영 선거 참패에 첫 사과…"범민주 진영 구의회 지배 존중"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林鄭月娥) 행정장관은 지난달 24일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의 참패에 홍콩 정부의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며 친중파 후보들에게 사과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캐리 람 행정장관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친중파 진영의 패배가 정부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행적이 아닌,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이라고 인정했다.
람 장관은 "이러한 관점에서 내가 친중파 후보들에게 사과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홍콩 행정장관으로서 나는 개인적으로나 공개적으로 이러한 입장을 회피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구의원 선거에서 친중파 진영은 전체 452석 중 고작 60석만 차지하는 참패를 당했으며, 이후 람 장관이 친중파 진영에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람 장관은 또 "정부는 범민주 진영이 구의회를 지배하게 됐다는 것을 존중하고, 그들을 다른 구의원들과 동등하게 대할 것"이라며 "그들도 지금까지의 관례와 규칙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의원 선거에서 전체 452석 중 388석을 차지한 범민주 진영은 홍콩 전체 18개 구의회 중 17곳을 지배하게 됐다.
람 장관은 지금껏 분기별로 한 번씩 1년에 4차례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 출석해 질의응답을 했던 것에서 더 나아가 월별 출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내가 입법회에 발을 들여놓을 때마다 소란이 벌어져 의사 일정이 중단됐다"며 "내년 1월 중순 입법회에 출석해 이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매월 입법회에 출석하겠다"고 밝혔다.
람 장관은 지난 10월 시정연설과 질의응답을 위해 입법회에 출석했으나, 범민주 진영 의원들의 거센 항의 시위에 직면해 결국 휴회 후 입법회를 떠났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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