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연기로 뒤덮힌 시드니…공기 질 위험수위보다 10배 나빠

입력 2019-12-10 16:42  

산불 연기로 뒤덮힌 시드니…공기 질 위험수위보다 10배 나빠
연무로 시야에서 사라진 오페라하우스…항공기 연착·건설공사 중단

(시드니=연합뉴스) 정동철 통신원 =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전역에서 발생한 산불 연기로 시드니가 뿌연 연무에 휩싸이고 공기 질은 최악을 기록했다.





호주 공영 ABC 방송은 산불 연기로 인한 연무 때문에 시드니의 공기 질 지수(AQI)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위험수위를 훨씬 상회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날 시드니의 맥콰리 파크·파라마타 노스·프로스펙트 등의 공기 질 지수는 각기 2214·2024·2015로 위험수위인 200을 10배 이상 초과했다.
NSW주 환경부 건강국의 리차드 브룸 박사는 "시드니의 공기 질은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나쁜 상태"라면서 "건강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최소화할 것"을 당부했다.
짙은 연무 때문에 대낮에도 시드니의 상징물인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가 행인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시드니 킹스포드스미스 국제공항도 가시거리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항공기들이 30분에서 1시간 정도 연착됐다. 또한 연기 때문에 화재경보가 울리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호주 건설임업광업에너지노조(CFMEU)에 따르면, 산불 연기에 오염된 공기 때문에 NSW주 전역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수천 명의 작업이 중단됐다.
토마스 코스타 CFMEU NSW주 부서기는 "현재 공기 오염도는 안전작업 기준을 10배 초과할 정도로 심각하다. 응급구조대원들을 제외하고 누구도 이런 위험을 감수하며 야외에서 일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온통 시야를 뿌옇게 만든 매캐한 연기는 주로 시드니 북서쪽 80km 지점 고스포드 서쪽 지역을 휩쓸고 있는 산불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산불은 인근 5개 산불이 합쳐진 초대형 규모로 60km가 넘는 전면을 형성하고 30만 ha에 걸쳐 맹위를 떨치고 있다.





NSW주에서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는 '동시다발' 산불은 고온 건조한 날씨 때문에 좀처럼 진정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드니 서쪽 블루마운틴 초입에 위치한 펜리스가 이날 오후 2시 섭씨 40도를 기록할 정도로 무더운 기온이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NSW주 산불방재청(RFS) 셰인 피츠시몬스 청장은 "호주 내륙의 열기가 메마른 공기 덩어리에 실려 오고 있다"면서 "이미 NSW주 9개 지역에 화기 전면금지 조치를 내렸으며, 소방대원 2천명과 소방 항공기 100대 이상이 투입돼 80여개의 산불과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
글레이즈 베르지클리안 NSW주 총리는 "오늘은 매우 위험한 날"이라면서 "기후가 덥고 건조할 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dcj@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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