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여성이 때리는 것이 이슬람 형법에 부합"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이슬람 원리주의를 따르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아체주 반다아체에서 공개 태형 집행관으로 여성이 처음 등장해 주목받았다.
10일 쿰파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아체주 반다아체의 공원에서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위반으로 태형을 선고받은 이들에게 회초리질이 집행됐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샤리아를 적용하는 유일한 곳으로 주민 500만명 중 98%가 이슬람 신자이다.
이곳에서는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혼전 성관계, 공공장소 애정행각 등이 적발되면 공개 태형을 한다.
이날 태형 대상자 가운데 아이비(26)라는 여성은 반다아체의 한 호텔 방에서 마약 파티를 하는 무리와 함께 있다가 체포됐다.
그는 직접 마약 혐의에 연루되진 않아서 태형 5대만 선고받았다.
태형을 지켜보던 구경꾼들은 아이비에게 회초리질을 한 집행관이 남성이 아니라 여성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여성 집행관은 눈만 내놓고 얼굴부터 몸 전체를 가린 채 아이비의 등에 회초리질을 했다.
반다아체 당국은 "오늘 여성 집행관이 처음으로 회초리질을 했다"며 "앞으로 여성은 여성 집행관이 맡을 것이며, 이게 이슬람 형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동부 아체지역의 이슬람 사원 밖에서 혼외 성관계로 붙잡힌 남성이 태형 100대를 선고받고 회초리질을 받다 중간에 기절했다.
그는 응급처치 후 100대를 모두 맞고 나서야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아체주 다른 지역에서 공개 회초리질을 당한 여성도 기절했다.
이에 우스만 하미드 앰네스티 인니지회장은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처벌은 고문에 해당한다"며 태형 폐지를 요구했다.
하지만, 태형 현장의 구경꾼들은 "더 세게 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