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리비아 통합정부의 요청이 있으면 리비아에 터키군을 배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현지 TRT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리비아 정부가 요청한다면 우리는 리비아에 병력을 배치할 권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 국민과 정부로부터 그런 초청이 온다면, 우리는 어떤 조치를 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터키는 지난달 27일 리비아 통합정부와 양국 간 배타적 경제수역(EEZ)의 경계를 확정하는 수역협정에 합의했다.
이 수역협정에서 터키가 주장한 EEZ가 그리스의 기존 EEZ를 일부 침범했음에도 리비아는 터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그리스는 자국 주재 리비아 대사를 추방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의 공격을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는 터키와의 수역협정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동부를 통치하는 하프타르 세력으로 양분됐다.
중동에서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가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국가로 꼽힌다.
반면,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끄는 리비아 통합정부는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와 리비아 사이에 있는 크레타 섬 남쪽 해상에서 리비아와 천연가스 공동탐사에 나설 수 있다고도 밝혔다.
이곳은 그리스가 자국의 EEZ로 선포한 수역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공동 탐사 활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스와 이스라엘, 이집트, 키프로스공화국 정부는 우리의 승인 없이는 어떤 조치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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