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문가들, 내년 4월 훈련 참관해 대만군 방어능력 평가할 듯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이 중국의 무력 침공에 대비해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한광(漢光)훈련'에 미국 군사 당국자 및 전문가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대만의 군 소식통을 인용해 대만이 내년 4월 실시하는 한광 훈련 가운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지휘소 훈련(CPX)에 미국의 군 당국자와 군사 전문가들이 옵서버로 참여해 대만군의 대중국군 방어 능력을 평가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초청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군 당국자들은 과거에도 대만군의 군사훈련을 참관해 왔지만, 이런 내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SCMP는 전했다.
대만의 군 소식통은 "미국 국방부, 인도-태평양 사령부, 특수 부대의 대표들뿐만 아니라 무인기 및 잠수함 전문가 등도 초청됐다"면서 "참관 이후에 이들은 전쟁 전술을 창안하는 데 대한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군 소식통의 이런 언급은 대만 국방부가 지난 10월 의회에서" 미군 관계자들이 대만의 전쟁 전술과 작전 운용 능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고 밝힌 데 이어 나왔다.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을 가정해 방어 및 격퇴 능력을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는 대규모 훈련이다.
한광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지휘소 훈련과 실 병력을 동원한 군사 훈련으로 구분된다.
미국 행정부와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대만여행법을 제정해 시행하는 등 대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3월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대만여행법은 미국과 대만 양국의 고위 당국자가 자유롭게 상대 국가를 방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중국은 이 법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에 위배된다며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의 팽창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대만을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보는 중국은 통일을 위해 필요하다면 무력사용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초 '대만 동포에 고하는 글 발표 40주년 기념회' 연설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고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국 민족 감정과 관련돼 있어 어떠한 외부 간섭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시 주석은 "우리는 평화통일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며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한다는 옵션을 놔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달 17일 자국산 첫 항공모함인 001A함'이 이끄는 전단을 대만해협을 통과하게 하는 등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과 대만의 양안 관계는 2016년 5월 독립파인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취임한 이후 악화했다.
차이 총통은 시 주석의 '하나의 중국' 정책에 강력히 맞서고 있다.
차이 총통은 내년 1월 실시되는 총통 선거에서 친중(親中) 성향의 국민당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과 맞붙어 재선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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