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전문가들 사이서 '6% 지키기'는 소수의견…인위적 부양 우려 커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 속에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선을 깨고 5%대로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경제계에서는 정부가 6%대 경제성장률 사수를 위한 강력한 방어선을 쳐야 할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경제지 베이징상보가 11일 전했다.
'6% 사수론'의 전면에 나선 이는 중국 정부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학부위원인 위융딩(余永定)이다.
인민은행 고문을 지낸 그는 "경제성장률이 이미 6%까지 내려왔다. 지금은 (하강 추세에) 브레이크를 걸 때로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과학원은 지난 9일 발표한 '2020년 중국 경제 정세 분석 및 예측' 보고서에서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을 6%로 예측했는데 이는 중국 안팎 주요 기관들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UBS가 각각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8%, 5.7%로 전망한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국제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 밑으로 내려와 5%대 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본다.
다만 중국 내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안정적 경제 성장과 구조 개혁이라는 목표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무리한 부양 정책을 동원해 경제성장률을 인위적으로 6%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보다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경제위원회 부주임인 류스진(劉世錦)은 최근 열린 포럼에서 "앞으로 5년간 중국 경제의 잠재 성장률은 기본적으로 6% 미만"이라며 "모종의 부양책으로 성장률을 높이는 것은 내년 먹을 양식을 올해 당겨서 먹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루팅(陸挺)도 "6% 성장률 지키기(保6)는 필요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정부는 완화 정책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재정 투자를 늘린다고 해서 시장을 지나치게 왜곡해서도 안 된다"고 제언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 같은 논쟁은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곧 내년 경제 운용 방향을 결정할 중앙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6%로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대내외적 충격이 가해진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6.0%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은 연초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0∼6.5%의 넓은 범위로 제시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6.1%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