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0만 미니국가 탄생?…파푸아뉴기니 부건빌 98% 독립찬성

입력 2019-12-11 15:49   수정 2019-12-11 15:58

인구 30만 미니국가 탄생?…파푸아뉴기니 부건빌 98% 독립찬성
파푸아뉴기니 의회 통과해야 독립…구리·금 광산 이권 주목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오세아니아 북방 남태평양상에 있는 파푸아뉴기니 부건빌(부갱빌) 자치주가 주민투표를 진행한 결과 98%가 독립을 찬성했다고 11일 발표했다.



부건빌 자치주는 부건빌섬과 부카섬으로 이뤄졌으며 총면적은 9천300㎢, 인구는 약 30만명이다.
선관위원장을 맡은 버티 어헌 전 아일랜드 총리는 이날 "18만1천67명의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해 98%인 17만6천928명이 독립을 지지하고, 3천43명이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1천96표는 기권 또는 무효 처리됐다.
이에 발표 현장에 있던 주민 1천여명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독립투표는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파푸아뉴기니 의회를 통과하려면 진통이 예상된다. 파푸아뉴기니의 다른 섬들도 독립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제임스 마라페 파푸아뉴기니 총리는 "이번 투표 결과는 구속력이 없고, 다만 파푸아뉴기니 정부와 부건빌 자치정부가 그 결과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총리실도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부건빌은 1768년 프랑스 탐험가 루이 앙투안 드 부갱빌이 찾아가면서 그의 이름을 따 섬 이름이 생겼다.
독일, 호주, 일본 등의 통치를 받다 1975년 파푸아뉴기니 본섬 독립과 함께 자치주가 된 부건빌은 1988년부터 독립 내전을 벌이다 1997년 국제사회의 중재로 전쟁을 중단했다.
대신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자치정부를 발족하고, 2020년까지 독립투표를 하기로 정했고, 지난달 23일부터 주민투표에 돌입했다.



이처럼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부건빌 독립 투쟁의 이면에는 막대한 '자원 개발' 이권이 걸려있다.
부건빌에는 세계 최대 노천 구리광산 '팡구나'가 있어서 막대한 자원개발을 두고 호주, 미국, 중국 등 여러 나라가 눈독을 들이고 있다.
팡구나는 내전을 겪으며 소유권 문제와 환경오염으로 문을 닫은 상태다.
당시 부건빌 주민들은 광산에서 나오는 이익이 파푸아뉴기니 중앙정부와 외국 회사에 돌아간다며 경제적 불평등에 불만을 터뜨렸었다.
현재 팡구나에는 530만t의 구리와 1천930만 온스의 금이 매장돼 있어 약 600억 달러(71조7천억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부건빌 자치정부는 독립 후 자원을 직접 개발해 부유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AFP통신과 BBC방송 등 외신이 보도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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