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수 숙대 교수…한국금융학회·예금보험공사 정책심포지엄에서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정부와 한국은행이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회의체인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래수 숙명여대 교수는 11일 한국금융학회와 예금보험공사가 연 정책심포지엄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존재하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과연 제 역할을 할지 회의적"이라며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갖춘 법제화된 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거시경제금융회의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의 부기관장이 참여해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여건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박 교수는 "회의에 참석하는 기관들 사이에 정책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라며 "정보공유 역시 정기보고서를 나누는 등 형식적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여러 지원기금, 펀드가 있지만 위기 발생 후 임시로 존재하다 사라지고, 파편화되어 있다"며 "반면 해외 주요국은 위기에 대비해 지원체계를 미리 만들어 놓고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금융 관련 위험을 조기에 감지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지금처럼 시스템을 갖출 시간이 있을 때 관련 기구, 지원방식 등을 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부원장은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취약한 점이 있지만 여러 기관에서 참가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기재부는 경제 전반의 성과를 보고 금감원은 소비자의 리스크를 주시하는 등 기관마다 시각이 다르다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 한은이 이를 방지해야 하나 그 수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위기가 발생한 후 대응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만큼 사전적으로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며 "다만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에 대응할 충분한 수단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긴급 유동성 지원 정책은 위기 발생 후에야 쓸 수 있는 사후적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거시경제협의회가 금융안정이나 거시건전성 정책을 집행하고 입안하는 데 제대로 된 역할을 하는지도 회의적"이라며 "한은은 금융위, 금감원과 함께 금융시장의 안정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자리에서는 구본성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이 저금리 장기화 기조의 위험성에 대해, 박구도 한은 금융안정연구부장이 주요국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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