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선서 스코틀랜드국민당 선전…분리독립 탄력받나

입력 2019-12-13 08:52   수정 2019-12-13 09:41

英 총선서 스코틀랜드국민당 선전…분리독립 탄력받나
20석 늘어난 55석 전망…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 요구할 듯
자유민주당은 기대 이하 성적표…스윈슨 대표 낙선 위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뚜껑을 연 영국 총선 출구조사 결과 보수당의 압승, 노동당의 몰락과 함께 눈길을 끄는 것은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선전이다.
SNP는 이날 오후 10시 투표 마감 직후 BBC와 ITV, 스카이 뉴스 등 방송 3사가 공동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영국 하원 전체 650석 중 55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제3당에 해당하는 것으로 2017년 총선 당시와 비교하면 스무석이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출구조사 결과대로라면 SNP는 스코틀랜드 지역에 할당된 59석 중 무려 55석을 휩쓸게 된다.

2015년 총선에서 56석을 확보했던 것과 유사한 결과로, 이번 총선의 최대 수혜 정당 중 하나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대표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SNP 입장에서는 좋은 밤"이라면서도 "아직 출구조사에 불과하며, 접전 지역이 많다. 그러니 기다려보자"라고 밝혔다.
스터전 대표는 특히 보수당 압승이라는 이번 총선의 전체적인 결과는 영국에 있어 암울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SNP의 선전으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움직임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코틀랜드는 300년 이상 영국의 일원으로 지내오다가 지난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독립 반대 55.3%, 찬성 44.7%로 부결됐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EU를 탈퇴키로 하면서 SNP가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중앙정부에 분리독립 제2 주민투표를 요구해왔다.
스코틀랜드에서는 브렉시트 반대 의사가 더 많았던 만큼 EU에 계속 남을 수 있는 선택의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스터전 대표는 이번 총선 캠페인 기간 내년 제2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겠다고 수차례 밝혔다.
총선이 끝나면 크리스마스 이전에 중앙정부 총리에게 제2 주민투표 개최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다만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총리는 물론 보리스 존슨 현 총리 역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위한 또 다른 투표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인 만큼 갈등이 예상된다.
주민투표 결과가 법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ITV에 출연해 SNP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제2 주민투표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한편 SNP의 선전과 달리 이번 총선을 통해 의석수 대폭 증가를 기대했던 자유민주당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됐다.
자유민주당은 출구조사 결과 2017년 총선 당시에 비해 한석 늘어난 13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실망해 탈당한 의원들이 합류하면서 이번 총선을 위한 의회 해산 당시 자유민주당 의석이 21석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수준이다.



특히 스코틀랜드 이스트 던바턴셔를 지역구로 둔 조 스윈슨 자유민주당 대표 역시 출구조사 결과 낙선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자유민주당은 영국 주요 정당 중 가장 명확하게 브렉시트 반대, 제2 국민투표 개최 등을 당론화한 정당이다.
이를 통해 지난 5월 유럽의회의원(MEP)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고, 이번 총선에서도 선전이 기대됐지만 예상 밖의 결과를 거둘 것으로 나타났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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