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신장 당서기 임명 후 경찰력 늘리고 수용소 대폭 확장
習 신임 아래 승승장구…"최고 지도부 '7인 상무위원' 가능성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천취안궈(陳全國·63) 신장(新疆)웨이우얼 자치구 당서기는 신장 자치구 내 위구르족은 물론 한족이 대부분인 경찰과 공무원들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가끔 그는 신장 자치구의 구도(區都)인 우루무치 아무 곳에서나 경찰에 전화를 건다. 신고를 제대로 접수하는지, 신고를 받은 경찰이 몇 분 내에 출동하는지 체크해 늦장 출동한 경찰은 혼쭐을 낸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사무실에 나와 부하들에게 이것저것 지시를 하는 워커홀릭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신장의 근무환경에 더해 이처럼 가혹한 상사까지 모셔야 하는 탓에 신장 자치구는 당 간부들에게 기피 지역이 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 미국 하원이 통과시킨 '신장 위구르 법안'의 제재 대상이 된 천취안궈 당서기를 집중 분석하면서 그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쇠망치'와 같은 존재라고 전했다.
이 법안은 위구르족 탄압에 관여한 중국 인사들에게 비자 제한과 자산 동결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제재 대상자로 천취안궈의 이름을 명시했다.
신장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으로, 위구르족과 한족 간 갈등으로 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2009년 위구르족과 한족의 충돌로 수백 명이 사망했고, 2014년 3월에는 윈난(雲南)성 쿤밍(昆明)에서 위구르 민병대로 추정되는 무리에 의해 33명이 살해당했다. 바로 다음 달에는 우루무치에서 일어난 폭동으로 40명이 죽었다.
베이징에서 특별대책회의를 한 시 주석이 신장 당서기로 선택한 인물이 바로 당시 티베트 당서기였던 천취안궈였다.
2014년 티베트 당서기로 임명되자마자 경찰력을 2천500명 늘리며 대대적인 분리주의 운동 단속에 나섰던 천취안궈는 2016년 당서기로 임명된 신장에서도 비슷한 전략을 채택했다.
경찰은 물론 치안요원으로 불리는 경찰 보조 인력을 대폭 늘리고, 분리주의 운동이나 테러리즘에 관여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이른바 '직업훈련소'에 보내 '교화훈련'을 받도록 했다.
해외 언론과 국제기구는 2017년부터 신장 정부가 위구르인을 마구 잡아들여 최대 100만 명을 강제수용소에 구금했다며 여기에서 가혹한 인권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천 서기는 시 주석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파로도 알려졌다.
티베트 당 서기 시절이던 지난 2016년 2월 그는 당 간부 중 처음으로 시 주석을 '당 핵심'으로 불렀으며, 한 달 후 베이징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한 티베트 대표단은 시 주석의 초상화를 담은 배지를 달고 있었다.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개인숭배를 연상케 하는 이러한 행동은 당 원로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 당 간부가 "그는 이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고 표현한 것처럼 다음 해인 2017년 10월 19차 당 대회에서 천취안궈는 당 지도부인 25인의 정치국원 진입에 성공했다.
일부에서는 그가 신장에서의 성공적인 '테러리즘 진압'의 공로를 인정받아 향후 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마저 내놓는다.
SCMP는 "최근 수년 새 신장 자치구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했지만, 이는 그의 경력에 별다른 흠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신장 자치구의 안정이라는 최고 지도부의 목표를 그가 만족시키는 한 앞으로 그의 출세 가도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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