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핵심기술 가다듬는 것으로 추정…담화 표현·시험시간 공개 등에 주목
제프리 루이스, '시험시간 7분'에 "재진입체 시험처럼 들려"…비핀 나랑 "재핵화"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두 번째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위해 북한이 기술을 개선·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우려했다.
또 북한이 2차례 담화에서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또 다른 전략무기'라는 표현을 쓰고 시험 시간 '7분'을 공개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그 '함의'에 주목했다.
북한은 7일에 이어 엿새 만인 13일(한국시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단행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담화에 나온 표현과 정보를 토대로 북측 활동과 관련 기술의 진전 상황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비확산 전문가인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트윗에서 담화 중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부분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영문 표현(Reliable strategic nuclear deterrent)을 인용, "그 네 단어는 매우 중요하다"며 '재핵화(Renuclearization)'라는 신조어 표현으로 북한의 움직임을 규정했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앤킷 판다 선임연구원도 이 표현에 대해 "2017년 이후 우리가 많이 들어왔던 구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믿음직한'이라는 표현을 강조한 것을 두고 "이는 아마도 기존의 액체 추진체 엔진 기술의 반복·수정을 시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예를 들어 RD-250 변형 엔진을 더욱 개선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과거 발사한 ICBM급 '화성-15형'에는 옛 소련제 RD-250 트윈 엔진을 모방해 개발한 일명 '백두산 액체 엔진'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판다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담화에서 2019년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시험이 진행됐다며 진행 시간을 밝힌 데 대해 "흥미롭게도 테스트 기간이 제공됐다"고 언급했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의 책임자 제프리 루이스 소장은 트윗에서 "7분은 모터 분사·연소(burn)보다는 RV(Reentry Vehicle·재진입체) 시험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은 북한 탄도미사일 개발의 남은 과제 중 하나로 여겨지는 기술이다.
이는 탄도미사일이 대기권을 벗어났다가 다시 진입하도록 하는 기술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서 가장 난도 높은 기술로 꼽힌다.
그는 또한 북한군 서열 2위이자 남한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총참모장이 담화에서 거론한 "또 다른 전략무기"라는 표현을 트윗에 올리며 그 의미에 주목하기도 했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도 트윗을 통해 박 총참모장의 담화 중 같은 대목을 인용, "ICBM이 다가오는 것 같다. 언제인지가 문제일 뿐. X마스?"며 "북한이 '우주 발사'를 할 것 같지는 않다. ICBM 시험이 다가오는 것 같다"고 전망했다.
판다 선임연구원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시험은 표면적으로는 덜 도발적으로 보이는 우주 발사체 발사와 매우 도발적인 ICBM 발사 가운데 후자 쪽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마음이 기울고 있다는 추가적 증거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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