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중대시험속 무거운 발걸음…북미 갈림길서 방한행보 주목

입력 2019-12-15 06:37   수정 2019-12-15 06:59

비건 北중대시험속 무거운 발걸음…북미 갈림길서 방한행보 주목
北 ICBM '성탄절 도발' 막으며 대화재개 모색…도발시 경고음도 낼 가능성
가능성 낮지만 북미접촉 극적성사 여부도 관심…'친서' 등 특별한 메시지 있을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임주영 특파원 =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방한 길에 올랐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가 '싱가포르 이전'의 강 대 강 대결로 회귀하느냐 아니면 벼랑 끝에서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느냐의 기로에 선 상황이어서 그의 방한 행보에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13일 당초 '폐기'를 약속했던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에서 엿새 만에 두 번째 '중대한 시험'을 강행하는 등 비건 지명자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미 본토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카드 등을 지렛대 삼아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면서 '공'을 넘겨받은 미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비건 지명자가 발신할 대북 메시지를 비롯, 방한 기간 극적 반전이 이뤄질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배경이다. 북미 간 접촉이 전격 성사된다면 한반도 정세가 새로운 모멘텀을 맞을 수도 있지만 아직 북측의 '회신'이 없어 현재로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건 지명자는 이날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와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과 함께 워싱턴DC를 떠나 한국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한 기간 약식 회견을 통해 입장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방문 가능성도 점쳐진다. 17일 오후에는 일본 도쿄로 건너간다.
비건 지명자는 협상 복귀를 거듭 촉구하면서 추가 도발시에 대한 경고음도 날리는 등 강온 메시지를 동시에 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는 지난달 20일 인준 청문회에서 대화의 창은 여전히 열려있다면서도 북한이 도발적 조치들로 돌아간다면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방한 목전에서 북한의 '무력시위'가 이뤄진 만큼, 북한의 추가 '탈선'을 막고 비핵화 협상을 다시 본궤도에 올리기 위한 그의 방한 발걸음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북한이 두 번째 '중대 시험'에 나서면서 '믿음직한 전략적 핵 전쟁 억제력 강화'를 선언, ICBM 도발 가능성을 '노골화'했다는 해석을 낳으며 '성탄절 ICBM 도발' 채비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미 조야에서 확산하는 상황에서다.
북한은 중대한 시험 발표에 이어 한국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박정천 총참모장 담화를 통해서도 "미국의 핵 위협을 확고하고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을 언급하는 등 하루 동안 두 차례나 '핵'을 거론했다.
미국이 ICBM 발사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아 '강경 노선' 원점회귀를 멈춰 세우고 파국을 피하느냐 여하에 따라 이후 북미 관계와 한반도 기상도는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북한의 강경한 태도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비건 지명자가 방한 기간 북한과의 접촉을 모색해온 만큼 극적 성사 여부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비건 지명자가 친서나 그에 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올 가능성을 눈여겨보는 시선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새로운 강경한 길'을 내비치며 대미 압박 총공세에 나서는 가운데 미국이 이번에 비건 지명자 방한 기간 북한의 '선(先) 적대 정책 철회'에 부응, 북한을 테이블로 끌어낼 수준의 체제보장 및 제재 완화 조치 등을 내놓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다.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지난 11일 미국 요청으로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유연한 접근'을 언급하긴 했지만 북한의 가시적 비핵화 행동이 이뤄져야 상응조치가 가능하다는 미국의 입장이 바뀐 흔적은 아직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비건 지명자의 방한과 관련, "북한의 계산을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건 지명자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북한이 대미 압박 총공세에 나선 것이 메시지 내용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미 국무부는 이날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에 대해 "우리는 시험에 대한 보도들을 봤다"며 "우리는 우리의 한국 및 일본 동맹들과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고 일단 원론적 반응을 보이며 신중한 대응 모드에 나섰다.
북한이 연말 시간표를 앞두고 '새로운 강경한 길'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가 이번 비건 지명자의 방한 모멘텀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면 북미는 2017년 '화염과 분노'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레드라인'으로 여겨온 북한의 ICBM 시험 발사가 현실화하면 미국도 '군사옵션' 행사 검토 및 추가 제재 등을 통한 '최대 압박 전략' 구사 등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공산이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7일 북한의 첫 번째 '중대 시험' 발표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고강도 경고장을 날린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ICBM 도발 등을 감행할 경우 탄핵 소용돌이에 휘말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임기 중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온 대북 성과마저 물거품 되면서 재선 가도에서 대형 악재를 맞닥뜨리게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이는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인 셈이다.
박 총참모장도 담화에서 미국 등을 향해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며 대미 강경 메시지 속에서도 발언 수위 조절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등 여지를 남겨둔다는 해석도 나왔다.
비건 대표 방한 기간 실마리가 마련되지 못할 경우 그동안 '톱다운 케미'를 보여왔던 북미 정상이 교착 타개를 위해 다시 직접 나서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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