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드류 의원 이르면 내주 이적…온건 민주당원 중압감 반영"
트럼프 "민주당원 모두 당신이 옳다는 것 알고 있어" 환영 트윗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이번 주 표결에 부칠 예정인 가운데, 탄핵에 반대해온 민주당 의원이 공화당으로 곧 당적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뉴저지를 지역구로 하는 제프 밴 드류 의원은 14일(현지시간) 자신이 이르면 내주 공화당으로 이적할 계획임을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드류 의원이 전날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공화당으로의 당적 변경을 승인해줄 것을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그의 이적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과 공화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드류 의원은 또한 미 하원이 오는 18일 실시할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에 대한 표결 바로 직전이나 직후에 자신의 공화당행을 백악관 행사에서 발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논의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드류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지난 10월 31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 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킬 당시 민주당 내에서 반대표를 던진 2명의 의원 중 1명이다. 당시 콜린 피터슨(미네소타) 의원이 드류 의원과 함께 당론을 어기고 의회의 탄핵 조사 착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드류 의원의 공화당행은 미국 역사상 하원의 탄핵 표결 가결에 직면한 세 번째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한 줄기 위안이 될 것이라고 NYT는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민주당의 탄핵 시도가 완전히 편파적인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의원의 탈당과 공화당 합류는 그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탄핵 표결로부터 대중의 관심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 드류 의원의 공화당 입당에 대한 뉴스가 보도된 직후 자신의 트윗에 "제프, 당신의 정직에 대해 감사한다. 민주당원 모두가 당신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들은 당신과 달리 그렇게 말할 배짱이 없다" "항상 제프가 매우 영리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글을 잇달아 올려 드류 의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드류 의원의 당적 변경은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곳을 지역구로 하는 온건 민주당원들이 느끼는 압박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드류 의원의 지역구인 뉴저지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약 5%포인트의 격차로 승리할 만큼 전통적으로 공화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이다. 뉴저지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지역구 출신의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에 대한 공화당의 거센 공격과 유권자들의 의견 분열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드류 의원은 지난 달까지만 하더라도 "나는 평생 온건 민주당원이었다"고 강조하며 민주당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 때문에 내년 하원의원 선출을 위한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되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NYT가 입수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71%는 드류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반대한다면 뉴저지에서 그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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