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특별판 출시해 어른·어린이 고객 '두마리 토끼' 잡기 나서
향수 자극하는 동시에 신제품임을 강조…고객 이목 끌기 위해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바비인형부터 레고 스타워즈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아온 지구촌의 대표적 장난감들이 올해 일제히 뜻깊은 기념일을 맞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세계 소녀들의 친구 바비인형은 올해 환갑, 미 최장수 교육 프로그램인 새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는 탄생한 지 올해로 꼭 50주년이 됐다.
상식과 문화적 소양을 묻는 보드게임 '트리비얼 퍼슈트'(Trivial Pursuit)는 불혹을 맞이했고, 디즈니의 만화영화 캐릭터 인어공주(Little Mermaid)는 서른살에 접어들었다.
허구의 수중도시에서 겪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린 애니매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Spongebob SquarePants)와 레고가 제작한 스타워즈 시리즈인 레고 스타워즈는 세상에 나온 지 각각 꼭 20년이 됐다.
WSJ은 세월을 초월해 아이들의 친근한 친구가 되어준 이들 장난감들의 제작사들이 탄생 20주년부터 60주년에 이르는 의미 있는 생일을 맞아 특별판을 출시해 어린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예전 팬들과 새로운 꼬마 팬들의 공략에 나섰다고 전했다.
장난감 업계는 특히 기념일을 맞이한 이들 장난감들과 게임이 온라인 쇼핑할 때 한 화면에서 시간을 오래 지체하지 않는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메타포스의 공동 창립자인 앨런 애덤슨은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며 "이들 브랜드들의 익숙한 이름은 부모와 조부모 세대들의 기억을 자극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검증됐다고 해서 업체들은 이 장난감들이 오래된 구닥다리처럼 보이길 원하는 것은 아니다.
애덤슨은 "아이들에게는 옛것에 대한 향수가 먹히지 않는다"며 "아이들을 사로잡으려면 신제품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업체들은 어린 시절 가지고 놀던 장난감에서 추억을 소환하길 원하는 성인들과 새로운 제품에 흥미를 느끼는 어린이 양측 모두로부터 관심을 끌기 위해 특별판을 선보이면서 상자에만 장난감들의 나이를 적는 등 다양한 전략을 채택했다.
가령 바비인형의 경우 인형을 갖고 노는 아이의 연령대가 과거 8∼10세에서 현재는 4세까지로 내려간 만큼 바비인형의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어린 소녀에게까지 새롭고, 현대적이라는 느낌을 주는 데 주력하는 식이다.
제작사인 마텔은 바비인형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바비인형으로 선보였던 200여 직업군 가운데 우주인, 운동선수, 소방관, 정치인 등 6개의 직업의 유니폼을 입은 9.99달러(약 1만2천원)짜리 '커리어(Career) 바비'를 출시했다.
또한, 60달러(약 7만원)짜리 60주년 기념 바비인형은 기존의 금발-흰색 피부에 다른 색을 더해 2종류의 머리색과 피부색으로 출시해 변화된 사회상을 반영했다.
마텔의 바비인형 부분 글로벌 책임자인 리사 맥나이트는 "우리의 목표는 바비가 현대 사회에서도 항상 의미를 띨 수 있도록 진화하게 하는 것"이라며 "장난감 브랜드의 평균 수명이 3∼5년에 그치고 있는 상황에서 바비인형의 지구력은 어마어마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또, 1969년 어린이들을 위한 TV 교육 프로그램으로 시작돼 100여개 국에서 사랑받고 있는 새서미 스트리트는 양말회사, 의류 회사 등 다양한 협력업체들과 협업해 50주년 기념 상품을 선보이는 것으로 탄생 반세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일반 상품보다 훨씬 큰 50㎝에 달하는 45달러(약 5만3천원)짜리 엘모 캐릭터도 출시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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