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고가차 시장 장악…국산차와 경쟁 가격대는 판매 38% 감소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대당 가격 5천만원이 넘는 고가 승용차 시장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산차와 경쟁하는 가격대에선 수입차 판매가 위축됐지만 벤츠가 국내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5위권에 진입하는 등 고가 브랜드는 오히려 고성장세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차협회 자료를 보면 대당 5천만원 이상 승용차 판매가 올해들어 10월까지 국내 완성차 업체는 6만6천874대인데 수입차는 14만4천845대다.
가격대 5천만원 이상 승용차 시장에선 수입차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국내 브랜드에선 5천만원 이상 모델(선택사양 제외)이 있는 차종은 제네시스 G70, G80, G90과 기아차스팅어, K9, 모하비 6개 뿐이다.
이는 전체 승용차 시장 구조와는 차이가 크다. 산업통상자원부 집계에 따르면 11월까지 누적으로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수입차 점유율은 16.4%다.
전체 수입차 판매대수는 11월까지 누적으로 작년 동기대비 10.6% 감소했다. 디젤 게이트에 타격을 입었던 2016년(-7.8%)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치고 있다. 감소폭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나온다.
수입차협회에 공시된 모델별 가격을 토대로 산출한 수입차 판매금액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15조480억5천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0% 감소하는 데 그쳤다.
고가 차량 판매는 호조를 보이며 판매금액이 물량 보다 덜 줄었다.
대당 가격 2억원이 넘는 초고가 수입차 판매는 11월까지 3천92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1% 뛰었다.
반면 1억원대는 2만2천830대로 2.2% 줄었고 가격이 내려갈수록 판매 감소폭이 커졌다.
수입차 주력모델이 포진한 6천만∼1억원 가격대는 9만5천625대로 3.1% 줄었다.
이 구간부터는 제네시스 등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과 직접 경쟁이 이뤄진다.
중산층의 수입차 구매 문턱으로 꼽히는 4천만∼6천만원은 6만8천505대로 10.0% 감소했다. 특히 국내 브랜드 차량과 직접 부딪히는 4천만원 미만은 2만3천828대로 -38.0%를 나타냈다.
올해 도요타 캠리와 렉서스 ES300h 등 일본계 브랜드 차가 불매운동 영향을 크게 받은 반면 새로 나온 K7프리미어와 그랜저 등이 순항하고 있다.
브랜드별로 보면 벤츠는 올해 누적 판매가 6만9천712대로 작년 동기에 비해 8.4% 증가하며 수입차 1위를 기록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서 봐도 점유율 5.1%로, 한국GM(4.4%)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한국GM, 르노삼성차 등의 파업 영향이 있던 9월에는 벤츠가 3위까지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고 10월에는 8천25대가 판매되며 수입차 역사상 최다기록을 세웠다.
벤츠 E300(6천350만원)과 E300 4MATIC(7천970만원)은 올해들어 1만3천421대와 9천407대가 판매되며 각각 수입 승용차 최다판매 1위와 2위에 올랐다 .
또 올해 국내 판매된 수입차 모델은 444개(세부 트림별 구분)로 작년(435개) 보다 오히려 늘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이 판매를 재개한 데다 벤츠 등 독일계 브랜드가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를 내놨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들도 판매 차종을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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