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이자 백악관 보좌관인 이방카 트럼프가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한 인터뷰 형식의 문답이 '짜고 쳤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방카 보좌관은 14일(현지시간) 열린 국제 외교·안보 연례행사인 '도하 포럼'에 참석했다.
이 행사에는 말레이시아 총리, 이란과 터키 외무장관 등이 연설자로 나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 미국과 터키의 갈등, 테러리즘과 같은 민감한 현안에 대해 자국의 입장을 두둔했다.
또 이들 유력 인사들은 행사를 취재하는 취재진에게 예정되지 않은 질문을 즉석에서 받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방카 보좌관은 연설도 하지 않고 무대에서 토크쇼를 하듯 문답 형식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심지어 그에게 질문한 사람이 미 국무부의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이었다는 점에서 이 문답이 즉흥적이 아닌 사전에 짜였다고 의심하기에 충분했다.
질문 내용도 '국제 대화의 장'을 내건 이 행사의 취지나 다른 참석자의 연설 주제와 동떨어졌고 자화자찬이었다는 비난을 받았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방카 보좌관이 주도하는 '여성이 주도하는 세계 발전·번영'(WGDP) 계획에 집중해 이방카 보좌관의 역할을 물었다.
예를 들어 "당신(이방카)은 여성의 번영을 국가 안보 전략에 포함했다. 나로선 당신의 그런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든지 "당신의 '세 기둥'(여성 경제활동 지원)사업을 이 행사에 참석한 나라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 또는 "최근 남미 출장에서 어떤 인상을 받았느냐"라는 식이었다.
이에 대해 미국 매체 버즈피드의 벤 스미스 편집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고위 참석자들은 기자들과 매우 힘들게 인터뷰했지만 이방카는 미 국무부 대변인과 인터뷰했다. 그 시간에 행사장이 그렇게 조용할 수가 없었다"라고 비꼬았다.
MSNBC의 앵커 아이만 모히엘딘도 트위터에 "미 국무부 대변인과 인터뷰하는 미 대통령의 보좌관 이방카를 한 번 보라. 어느 정부 관료도 이 행사에서 자기 나라 대변인과 인터뷰하지 않았다. 대변인은 이방카가 다른 일도 할 수 있는데도 여성의 권리 증진에 특히 노력한다는 이유로 칭송하더라"라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의 데클랜 월시 카이로 지국장도 "이방카는 미국의 국무부 대변인과 인터뷰하러 도하까지 날아왔다. 질문 대부분이 '당신의 성과를 말해주세요'였다"라고 비난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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