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로 큰 편차, 점진적 별 생성론 뒤집어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우리은하 중앙에서는 수십억년에 걸쳐 꾸준히 별을 생성해온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최근 관측에서 시기별로 상당한 편차를 보이며 폭발적 별 생산 흔적이 드러나 우리은하의 별 생성 역사가 다시 써지게 됐다.
유럽남방천문대(ESO)와 막스 플랑크 천문학연구소(MPIA)에 따르면 스페인 안달루시아 천문학 연구소의 라이너 쇠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우리은하 중심부에 대한 고선명 이미지를 통해 은하 중심부의 별 생성 역사를 새로 밝히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있는 파라날 천문대의 8m 구경 초거대망원경(VLT)에 장착된 고감도 광역 적외선 카메라인 '호크아이'(HAWK-I)를 이용해 은하 중심부의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확보했다. 이 이미지의 각도분해능은 0.2각초(1각초=3천600분의 1도)로 8㎞밖에서 1센트 동전 두 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약 1천광년에 걸쳐 있는 은하핵 디스크의 별들 중 약 90% 이상이 빅뱅 직후인 약 135억년 전부터 약 80억년 전 사이에 형성됐으며 이후 약 60억년 간 별이 거의 만들어지지 않다가 약 10억년 전부터 다시 1억년 가까이 폭발적 별 생성이 이어졌다는 점을 밝혀냈다. 2차 별 생성 때는 약 5%의 별이 만들어졌다.
이는 은하 중심부의 별 생성이 수십억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지속한 것으로 생각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논문 제1저자인 MPIA의 프란시스코 노게라스-라라 연구원은 "활발한 별 생성기의 우리은하 중심부는 연간 태양 100개 질량 이상의 비율로 별을 만드는 '폭발적 항성생성 은하'(starburst galaxy)를 닮았다"면서 수십만개의 초신성 폭발을 가져왔을 이런 폭발적 별 생성은 "우리은하 전체 역사에서 가장 역동적 사건 중의 하나였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은하는 현재 연간 태양 1~2개 질량의 비율로 별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은하는 은하핵이 가로막대형 구조를 가진 '막대 나선은하'(barred spiral galaxy)로 약 3천~1만5천 광년에 걸쳐있는 막대형 구역이 두 개 나선 팔의 안쪽 지역과 연결됨으로써 중앙에서 별 생성 원료를 효율적으로 공급받아온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은하 중심부에서 수십억년간 별 생성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짐으로써 막대형 구조의 역할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게 됐다.
노게라스-라라 연구원은 이와 관련, "막대형 핵이 최근에 생겼거나 이런 형태의 막대 구조가 일반적으로 가정해 온 것처럼 가스를 은하 중심부에 공급하는데 효율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 "만일 후자 쪽이라면 왜소은하와 충돌하는 등의 사건이 약 10억년 전에 은하 중심부로의 가스 유입을 촉발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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