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무부 문건…미국 기업 뿐 아니라 국제적 적용 추진
중국 외교부 "단호히 반대…우리 과학기술 발전 못 막아"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류지복 김윤구 특파원 = 미국이 중국과 같은 적성국에 첨단 기술 수출 제한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초 미국 업계의 우려만큼 규제의 강도가 강하진 않을 전망이라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관련법을 개정, 중국 등에 차세대 기술에 필요한 부품 공급을 차단키로 하고 그동안 업계 등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해 왔다.
현재 미 상무부는 양자 컴퓨팅, 3D 프린팅 기술과 같은 품목에 적용되는 5가지 규칙에 대한 마무리 손질 작업을 하고 있다. 이들 기술은 지난해 관련법에 따라 경쟁국의 수중에 넘어가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상무부가 검토 중인 방안은 오직 몇몇 기술에 한해 적용된다.
상무부는 양자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큐빗을 냉각상태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냉각장치 수출을 규제할 예정이다.
또 반도체 제조에 사용되는 전계효과 트랜지스터 기술은 지난 5일까지 의견 수렴을 마쳤는데, 이 트랜지스터는 삼성과 인텔, 대만 반도체 회사가 개발 중인 반도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신경안정제인 '노비촉'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 물질도 규제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을 다루는 6번째 규칙은 의견 수렴 없이 적용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의 기업에도 실행될 수 있도록 승인을 받기 위해 국제기구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는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미국 내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지만, 빨라야 내년 중반에야 시행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예상했다.
다만 로이터는 상무부가 향후 더 많은 규제를 만들 수 있으며, 문건에는 언제 그 규칙이 공표되고 특정 국가와 구매자, 용도에 대한 어떤 통제가 이뤄질지 제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 제한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이 국가안보 개념을 확대하고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며 기업 간의 정상 협력에 간섭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첨단기술 수출 제한으로 중국의 과학기술 발전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될 것"이라면서 "그들은 자기만 잘난 줄 안다"고 지적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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