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중국 기업 채무불이행 리스크…올해 또 최고치

입력 2019-12-18 13:56  

커지는 중국 기업 채무불이행 리스크…올해 또 최고치
올해 23조원 규모 디폴트…경기둔화 속 내년 추가 악화 전망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기업들의 올해 채무불이행(디폴트) 규모가 또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기업 이익이 줄면서 부채 비율이 높은 민영 기업들을 중심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막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금융 정보 업체 윈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2월 17일 사이 174개 회사채에서 디폴트가 발생한 가운데 총 규모는 1천394억 위안(약 23조2천억원)에 달했다.
올해 채권 디폴드 규모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작년 전체의 1천210억 위안을 이미 넘어섰다.
지난 16일에는 중신(中信)그룹의 자회사인 중신궈안(中信國安)이 20억 위안 규모의 만기 채권 상환에 실패했다.
금융, 여행, 포도주, 실버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사업을 벌이는 중신궈안은 올해 들어서만 6차례에 걸쳐 총 114억 위안 규모의 디폴트를 내면서 신용등급이 'C'로 추락했다.
기업 신용 위험은 중국 경제의 대표적인 불안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 위안화 채권 디폴트 비율은 1%대 미만으로 당장은 금융 리스크를 촉발할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다.
하지만 문제는 중국 경기 둔화 흐름 속에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고, 실제로 시장의 공개 정보를 바탕으로는 중국 기업 전반의 디폴트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또 중국의 민영기업들이 상호 복잡한 연대 보증으로 얽혀 있어 자금난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심화했을 때는 전이 속도가 예상보다 크게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7일 최근 산둥성 기업들의 디폴트 위기를 분석한 기사에서 "문제는 디폴트 자체가 아니라 기업 간에 서로 빚보증을 서는 관행"이라며 "기업들은 이러한 상호 의존 관계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년째 이어지는 미중 무역전쟁 여파 속에서 10월 공업이익은 9.9% 감소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는 곧바로 기존 채무 비율이 높은 기업들의 디폴트로 이어지고 있다.
원금이나 이자를 갚을 만기가 돌아왔는데 이익을 내지 못해 현금 흐름이 막히면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디폴트 위기는 정부와 금융권의 지원을 상대적으로 손쉽게 받을 수 있는 국영기업보다는 민영기업들에 집중됐다.
실제로 올해 디폴트가 발생한 174개의 채권 중 90%가 민영기업이 발행한 채권이었다.
중국 정부는 올해 들어 수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금리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등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영기업 대출을 선호하는 금융기관들의 오랜 관행이 쉽게 바뀌지 않아 민영기업들의 자금난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금융 당국이 충분한 유동성 공급 못지않게 돈이 실제로 절실하게 필요한 중소·민영 기업에 흘러가도록 '전달 경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반복해 천명하는 것은 그만큼 일선 금융 기관의 관행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디폴트 우려 고조에도 좀비 기업 청산, 금융 리스크 방지, 산업 구조 고도화 등 '높은 질적 발전'과 경제 안정이라는 양대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는 중국 정부는 도태될 기업은 도태되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금난에 처한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을 보인다.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내년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무디스는 내년 디폴트 기업이 40~50개로 올해의 35개보다 늘어나고 디폴트 규모도 2천억 위안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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