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에르토리코 "400년 전통 투계 계속하겠다"…美연방정부에 반기

입력 2019-12-19 02:52  

푸에르토리코 "400년 전통 투계 계속하겠다"…美연방정부에 반기
주지사, 美 투계 금지령 발효 앞두고 투계 강행 법안 서명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카리브해의 미국령 섬나라 푸에르토리코가 미국 연방정부의 '투계 금지령'에 반기를 들었다.
완다 바스케스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18일(현지시간) 푸에르토리코 내에서 투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고 현지 일간 엘누에보디아가 보도했다.
미국 영토 내에선 투계를 전면 금지하도록 한 미 연방정부의 법 발효를 이틀 앞두고 이뤄진 것이다.
바스케스 주지사는 이번 법안이 "많은 이들이 매우 기다려온 조치"라며 푸에르토리코에 있어 투계는 경제적으로도 중요한 산업일 뿐만 아니라 문화와 전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다만 푸에르토리코 정부는 투계에 사용되는 닭의 수출입을 금지하는 등 투계가 정부 통제 아래에서 이뤄지도록 했다.
푸에르토리코가 투계 강행 의사를 밝힘에 따라 미국 연방 정부와 푸에르토리코 정부의 충돌이 예상된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투계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농업개선법에 서명했다. 투계 금지령은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20일 자정부터 발효된다.
미국 50개 주는 이미 2007년부터 모두 투계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나 푸에르토리코를 포함해 괌, 버진아일랜드, 북마리아나제도 등 미국령 지역에선 투계가 허용돼 왔다.

특히 푸에르토리코에선 투계가 주요 산업 중 하나다.
푸에르토리코는 17세기 스페인 점령기에 투계가 유입된 이후 400년 동안 투계 전통이 이어져 왔다고 말한다.
푸에르토리코 정부 통계에 따르면 투계의 경제 유발 효과는 한 해 1천800만 달러(약 210억원)에 달하며 2만7천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현지에 등록된 투계 시설은 모두 71곳이다.
아드리아다 산체스 푸에르토리코 체육여가장관은 AP통신에 "투계에 종사하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다른 생계 수단을 찾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투계 금지가 오히려 음성적인 투계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물보호단체들은 잔인한 관행을 하루빨리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동물복지행동의 웨인 패셀은 푸에르토리코의 투계 산업 통계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인간의 오락과 도박을 위해서 동물이 서로를 죽이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합법적인 산업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푸에르토리코 정부가 일단 자체적으로 투계를 허용하기로 했지만 시간을 좀 번 것일 뿐 결국 연방정부의 법을 거스르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미 푸에르토리코 투계업자 일부는 투계 규제가 훨씬 약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이동하기도 했다고 마이애미헤럴드는 전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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