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포세이메이 법령·사내규정 위반 의심 판매 1만3천건 육박
전환계약으로 보험금 올리고 허위설명에 보험금 이중납입까지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 우편·금융 그룹인 닛폰유세이(日本郵政)의 자회사인 간포세이메이(かんぽ生命)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해 대규모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닛폰유세이는 전날 간포세이메이의 '부정 판매'에 관한 조사결과 발표를 통해 법령이나 사내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계약이 최근 5년 동안 1만2천836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부적절한 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조사 계속되면 법령이나 사내규정 위반 의심 사례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닛폰유세이는 부적절한 판매로 의심되는 총 18만3천건(15만6천명)에 대한 특정사안 조사와 함께 1천900만명 모든 고객에 대한 전수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전수조사는 계약자에게 엽서를 보내 본인의 의향에 따른 계약이었는지 등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3일까지 100만명이 답변을 했는데 이 중 20만명이 민원 제기와 조사를 요청했다.
보험상품 부적절 계약의 피해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객에게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같은 종류의 보험으로 다시 계약하도록 권유해 고객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 사례가 많았다. 허위 설명을 듣고 계약하거나 이중으로 보험금을 납입해 피해를 본 계약자도 있었다.
닛폰유세이가 외부 변호사 등으로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는 조사보고서를 통해 판매원에게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부과됐고, 부적절한 계약자 모집을 묵인하는 풍조가 형성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간포세이메이 보험 판매의 90%를 차지하는 전국 약 2만개의 우체국에서 부정판매가 이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2005년 10월 공포된 우정민영화법에 따라 정부에 집중돼 있던 우편행정 등 기능의 민영화를 추진했으며, 현재는 지주회사인 닛폰유세이와 자회사인 닛폰유빈(日本郵便), 유초은행, 간포세이메이 등으로 분할돼 있다.
일본 금융청은 이달 중 부적절한 계약과 관련해 간포세이메이와 닛폰유빈에 대해 업무정지 처분을 발동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간포세이메이 부정 판매 문제에 대해 "이번 건은 부적절한 전환 계약으로 다수 고객의 불이익이 발생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있어 우선은 닛폰유세이그룹으로선 불이익을 당한 고객 대응에 만전을 기해야 하고, 컴플라이언스(준법 감시) 체제와 거버넌스(지배구조) 등에 대해 근본적인 개선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가 장관은 또한 "이번에 지적받고 있는 경영책임에 대해서는 이러한 대처와 함께 적절히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닛폰유세이그룹 경영진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닛폰유세이 주가 하락에 따른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정부가 보유한) 닛폰유세이 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주식시장의 동향과 닛폰유세이의 경영상황 등을 주시하면서 검토해 나가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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