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中경제는…무역합의로 6%성장 기대감 커졌지만 경계심도

입력 2019-12-19 16:02   수정 2019-12-19 16:04

내년 中경제는…무역합의로 6%성장 기대감 커졌지만 경계심도
IMF·UBS 등 잇따라 성장률 전망 상향…11월 생산·소비 지표 호전
저명 경제학자 "상황 여전히 심각"…정부에 강도 높은 재정정책 제언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작년부터 중국 경제를 짓눌러온 미중 무역전쟁이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완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적어도 내년까지는 중국이 6%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1단계 합의가 정식 서명 절차를 거쳐 이행되더라도 미중 갈등 구조가 굳어졌고, 중국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 약화 추세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최근 국제 금융 기구와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를 계기로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최근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과 인터뷰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의 5.8%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UBS도 1단계 무역 합의 발표 후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0%로 올렸다. 최근까지 UBS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내년 중국 성장률을 5.7%로 예상했다.
왕타오(汪濤) UBS 이코노미스트는 차이신(財新)에 기고한 글에서 "1단계 무역 합의로 무역 마찰이 즉각 격해지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고, 이는 관련 불확실성을 낮췄다"며 "더 중요한 것은 무역 마찰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권위가 있는 정부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은 지난 9일 보고서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6.0%로 예측했다. 중국에서 사회과학원의 이듬해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꼭 들어맞기로 유명하다.
이처럼 주요 기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 예측치가 6.0%로 수렴되면서 당장 내년 중국의 '6%대 경제성장률 지키기'(保六) 시대가 저물 것이라는 관측은 다소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다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일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각각 6.2%, 8.0% 증가하면서 시장 전망치를 모두 크게 웃돌았다.
왕 이코노미스트는 "전기 대비 경제 활동 성장 추세가 이미 바닥을 본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2011년 9.5%, 2012년 7.9%, 2013년 7.8%, 2014년 7.3%, 2015년 6.9%, 2016년 6.7%, 2017년 6.8%, 2018년 6.8%를 기록하면서 뚜렷한 하향 곡선을 그려나갔다.
물론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여전히 주요 20개국(G20)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산업구조 선진화, 과잉 공급 해소, 빚으로 연명하는 좀비 기업 청산 등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추구하는 '높은 질적 발전'의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락폭이 커지는 성장률 둔화는 중국 정부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성장률의 급속한 둔화는 실업 및 기업 도산 증가 등 경제 전반에 커다란 부담을 주고 나아가 금융 리스크 전이 등 예기치 못한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은 '안정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경제·사회 정책을 추진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해왔다.
중국은 고도성장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급속한 빈부격차라는 부작용을 겪었다.
개혁개방 이후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치적으로는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역설적으로 세계 주요국 가운데 상속세, 부동산 보유세 등 부유층에 매기는 세금이 없는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고속 성장은 농촌 출신 도시 근로자인 '농민공'(農民工)을 비롯한 기층 민중의 삶도 빠르게 개선하면서 극심한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완화하는 중요한 요소였다는 점에서 경제 성장 속도가 급속히 느려지는 것은 중국 지도부에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중국이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내년 경제성장률 마지노선을 5.7%로 본다.
중국은 2020년 국내총생산(GDP)이 2010년보다 2배가 되게 하겠다고 하는 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내년 '샤오캉 사회'(小康社會·의식주 걱정이 없이 비교적 풍족한 사회) 건설과 빈곤 퇴치 완료를 선언하려는 시 주석의 원대한 정치적 목표와도 관련되어 있다.

이처럼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로 중국 경제를 짓누른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되는 계기가 됐지만 아직 급속한 중국의 경기 둔화 흐름에 근본적 변화를 기대할 때가 아니라는 신중론 역시 만만치 않다.
저명한 경제학자인 헝다(恒大)연구원의 런쩌핑(任澤平) 원장은 중국 정부가 2020년에도 더욱 과감하고 강도 높은 재정 정책을 통해 급속한 경기 둔화 흐름을 저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11월 소매판매 증가율 개선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격 상승분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가격 인상분을 걷어낸 실질 증가율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고용을 비롯한 전반적 경제 상황이 어느 하나 가볍게 볼 것이 없다는 것이 그의 인식이다.
런 원장은 "향후 수출은 미중 무역 갈등 완화의 영향으로 약간 개선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며 "미중 무역 갈등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으로 완전히 걷힌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내년 재정 적자율과 적자액을 각각 3%, 3조 위안 이상으로 확대해 감세와 인프라 투자를 위한 여력을 확보하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를 위한 특수목적채권 발행액을 올해의 2조1천500억 위안에서 3조 위안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