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언론 보도…FBI "수사 끝날때까지 피해자 사생활 보호" 언급 자제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55년 전 미국 시카고의 대형 종합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납치 사건에 새로운 관심이 쏠렸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선타임스와 WGN방송은 1964년 시카고 마이클리스병원에서 생후 이틀 만에 납치된 이후 소식을 알 수 없던 폴 프론착(55)이 현재 미시간주 소도시에서 다른 이름을 갖고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시카고 WGN방송은 프론착이 현재 암투병 중이며, 본인이 반세기 전 시카고 병원에서 납치된 아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수개월 전 미 연방수사국(FBI)과 접촉해서 사건 전말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FBI는 "모든 단서를 확인하고 있다. 수사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피해자의 사생활이 지켜져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프론착 납치 사건은 지난 55년간 반전을 거듭했다.
사건은 1964년 4월 27일 마이클리스병원 출산 병동에서 시작됐다.
산모 도라 프론착이 아기에게 수유하고 있을 때 간호사로 위장한 납치범이 "신생아 검사를 위해 아기를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고, 산모는 아무 의심 없이 아기를 건네주었다.
금발의 납치범은 담요로 아기를 감싸 안고 병원을 나가 택시를 잡아타고 사라졌다.
수백명의 경찰과 FBI 요원이 수색 작업에 투입됐고, 전국적인 추적이 계속됐으나 납치범과 아기는 찾을 수 없었다.
납치 발생 2년여 만인 1966년 6월 수사팀은 뉴저지주 뉴어크 백화점 앞에 버려져 보육원으로 옮겨진 스콧 매킨리라는 이름의 아기를 프론착으로 결론지었다.
유전자(DNA) 검사가 없을 때였고, 지문 채취도 해놓지 않은 상태였으나 출생 시기가 비슷하고 외모, 특히 귀 생김새가 프론착 부부와 많이 닮았다는 것이 근거였다.
도라와 남편 체스터는 찾은 아기를 친아들로 믿고 키웠다.
하지만 10대 때 우연히 옛날 신문 기사들을 본 제2 프론착은 자신이 가족들과 외모 및 성격이 판이한 점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고, 2012년 DNA 검사를 통해 부모와 생물학적 친자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라스베이거스에 살고 있는 제2 프론착은 정체성을 찾기 위해 유전자 계보 전문가를 활용한 친가족 확인에 나서는 한편 진짜 프론착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FBI도 2013년 수사를 재개했다.
제2 프론착은 지난해 선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가엾은 프론착에 대해 종종 생각한다. 나는 그의 자리에서 훌륭한 부모의 돌봄을 받으며 멋진 인생을 살아왔는데, 납치된 그에게는 어떤 인생이 펼쳐졌을까 궁금하다"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프론착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고,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
그는 시카고 교외에 살고 있는 생모 도라를 만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답하지 않았다. 프론착의 아버지 체스터는 2017년 세상을 떠났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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